일본인 친구 중 도쿄(東京)대학교 산업공학과의 K 교수가 있다. 일본 IT업계에 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그는 벤처 육성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IT분야의 경영 및 기술개발 전략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중국 및 일본을 잇는 IT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상당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K 교수를 통해 일본정부의 IT 벤처기업 육성 노력에 대해 듣고 필자는 깜짝 놀랐다. 일년 앞으로 다가온 2002년 월드컵 행사를 진행하면서 일본정부는 자국의 IT 기술력을 곳곳에 응용할 계획을 세우고 매우 세심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이라는 빅이벤트를 최대한 활용해 세계시장을 상대로 자국의 IT산업에 대한 국가적인 비전과 전략을 맘껏 프레젠테이션하겠다는 상업적인 비즈니스 감각이 물씬 느껴졌다.
예를 들면 경기장 곳곳에 무선랜으로 통신시스템을 도입하고 기능별로 전문화된 키오스크를 설치하며, 경기장 안에서 자유로이 접속할 수 있는 블루투스 통신단말기를 보급하는 등 각종 IT 신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경기장 운영시스템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체 경기진행상황, 개별적인 득점현황, 경기스케줄 등 주요 정보를 누구나 즉각적이고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우리도 이에 못지 않게 첨단 IT기술을 도입해 적극 대응하고는 있겠지만 일본의 전략은 공동주최국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일본이 이렇듯 정부차원의 IT기업 육성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시행착오의 기간이 있었고 이에 각성한 정부측의 제도·정책적 노력이 있었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최근 IT기본법을 제정하고 수상의 직접 관할하에 IT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왔다. IT기본법 제정의 배경은 미국과의 IT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의식과 미국의 IT기본법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마련됐는데, 다분히 전통제조업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적 자각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IT신기술은 무엇보다도 성능과 안정성 등에서 초기에 타당성을 검증받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무리 획기적인 신기술이라도 사업성과 수익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아이템에 투자하려는 민간기업은 극히 드물다.
그러므로 IT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유망 신기술로 무장한 IT벤처기업이 맘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운동장(playground)을 마련해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의 우리 벤처산업은 IT산업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최근 IT전문인력 양성, IT벤처기업의 발굴 및 성장지원, 투자재원의 확보 및 집행 등 IT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기능을 효율적으로 통합·지원하기 위해
IT기본법(가칭)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