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사용자수 조기 확보 ASP업체 생존 가늠쇠

 

 ‘크리티컬 매스에 도달하라.’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 업계에 임계사용자수(일명 크리티컬 매스) 확보가 향후 장기생존을 가늠하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애플리케이션의 전체 인가사용자수 규모가 ASP 사업자의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뜻으로, 최근 일부 선두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대형 고객사이트 수주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ASP 업계 전반이 수익구조 악화에 시달리면서 선도 사업자군과 군소 사업자군으로 갈리는 조짐이어서, 임계사용자수 조기확보 여부는 시장구조 재편의 방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왜 크리티컬 매스인가=임계 사용자수란 사업자들이 순수 ASP 비즈니스만으로 인건비·HW운영비 등을 충당하고도 일정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인가 사용자수 규모를 일컫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ASP 전문업체를 자칭하는 사업자들도 대부분의 수익은 시스템 구축이나 컨설팅, 심지어 시스템통합(SI)에 의존해 왔던 게 사실. 인건비와 시스템 유지관리비 비중이 절대적인 ASP 사업은 전체 사용자수가 일정 규모 이상이어야만 수익을 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다.

 BSG(대표 설준희) 남영삼 이사는 “지난해 이후 전문업체들이 등장해 고객사수를 늘려가곤 있지만 수익은 전체 사용자수에 직결된다”면서 “모든 고객사마다 특화된 서비스가 불가피하므로 소규모 중소기업 시장은 수익성은 적고 유지관리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기업용 SW의 경우 과다한 커스터마이징 작업이 필수적이어서 ASP 서비스 속성상 중소기업보다는 일정 규모 이상의 중견기업이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중소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호소력을 지닐 것이라는 당초 시장전망이 최근 들어 빗나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설명이기도 하다.

 ◇드러나는 시장추세=이같은 경향을 반영하듯 최근 선두 사업자군을 중심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중견 고객사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ASP네트워크(대표 한창직)가 인가사용자수 150명에 달하는 애경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을 비롯, BSG는 로커스(60명), 넥서브가 오리엔트(40명)와 각각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까지 대부분 인가 사용자수 10명 안팎의 중소기업이 고객사의 주종을 이뤘다는 점에서 올해 들어 달라진 양상이다.

이밖에 최근까지도 매출액 1조원에 달하는 D산업, 패션내의업계 중견기업인 S사 등이 ASP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등 ASP 타깃 시장이 중견기업으로 급속히 쏠리는 분위기다.

 넥서브 한종민 전무는 “매출액 500억∼1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 가장 적합한 고객사 범위”라며 “이들을 중심으로 ASP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안정기는 언제쯤=지난해 반짝 주목을 받았던 ASP시장은 최근 과열분위기가 급속히 사그라들고 있는 게 사실. 당초 예상과 달리 중소기업 시장 개척이 쉽지 않고, 수익성도 어두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선두 사업자들은 최근 중견 이상 기업으로 고객사 범위를 확장해 가면서 임계사용자수 도달시기를 앞당겨 가고 있다.

 ERP의 경우 현재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내다보는 임계사용자수 규모는 500명에서 1000명 사이 정도다. 국산 ERP를 공급하는 삼성SDS가 800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것을 비롯, 대체로 500명 안팎에서 안정적인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ASP네트워크·삼성SDS·BSG·넥서브 등 현재 100명 안팎의 인가사용자수를 확보한 사업자들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500명 정도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룹웨어 등 기업포털 ASP 전문업체인 가온아이는 현재 1만5000명의 인가사용자수를 올해 말까지 3만명 수준으로 늘려, 임계사용자수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ASP산업컨소시엄 김홍기 회장은 “ASP 시장전망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면서 시장전략과 비즈니스모델을 면밀하게 수립토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뚜렷한 시장조류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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