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 박소영 페이게이트 사장

 서울시 대치동 휘문고 정문옆 아담한 양옥 2층에 들어서 있는 사장실의 주인은 ‘일로 똘똘 뭉쳐진 최고경영자(CEO)’다. 천성적으로 일복과 부지런함을 타고 난 사람처럼 하루 5시간 자고 회사에서 일주일내 살다시피 한다. CEO 직함도 외국법인까지 합해 3개나 가지고 전문 경영인으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딱 부러진 인상을 주는 박소영 페이게이트(http://www.paygate.net) 사장(31)이 바로 그 주인공. 박 사장은 이번 일주일 동안도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하지만 이미 1년여 동안 몸에 밴 거라 힘들어 하는 기색을 찾을 수 없다. 고객을 만날 때를 빼고는 항상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다.

 “눈앞에 일이 보이면 그냥 앉아서 보고 있지를 못해요. 일의 답이 보일 때까지 퇴근하지 않고 끝을 보고야 말죠. 타고난 천성인 것 같아요.”

 그가 일에 대한 집념이 얼마나 강한지를 엿볼 수 있는 일화 한 토막.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직한 직장에 첫 출근한 날, 팀장이 보고용 자료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그는 회사에 남아 밤새워서 자료를 꾸며 다음날 곧바로 제출했다. 한번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인터넷학원 강의 빠지는 게 안타까워 링겔병을 들고 직접 운전해 학원에 가서 수강을 했을 정도였다.

 그의 이같은 천성은 대학때부터 나타났다. 대학 1학년생때부터 과외는 물론 구청업무, 소비자 리서치, 자료조사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시절에 정말 발이 안보일 정도로 바쁘게 뛰어다녔어요.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독한 애’라는 말도 들었죠.”

 그가 수장을 맡은 페이게이트는 설립된 지 약 2년 만인 현재 2300여개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정도로 인터넷 전자지불 서비스 업계 선두주자군에 올라섰다.

 미혼인 그는 요즘 ‘지불 게이트웨이’의 새로운 버전 개발 작업에 온통 관심을 쏟고 있다.

 “올 하반기쯤 출시될 이 제품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이 될 거예요. 이를 바탕으로 해서 기존 미국·일본 법인에 이어 중국·호주·영국·독일 등에도 진출해 글로벌 전자지불 서비스를 제공할 작정이에요.”

 그는 당분간 기업공개를 서두르지 않고, 그 대신에 기술 개발과 시스템 구축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란다.

 “나만의 정도(正道)를 잘 걷는다면,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믿어요. 주위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하는 게 진짜 벤처가 아닌가요.”

 자신에게 정직하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자 하는 박 사장의 소박하면서도 당찬 포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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