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국내에서 사이버대학이 본격 출범하고 기업과 각급 학교 및 학원들이 사이버교육 시스템 구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사이버교육 시대를 가능케 해준 것이 바로 인터넷에 학교를 세워주고 교과 과정을 만들어주는 사이버교육 솔루션이다. 이 시장을 둘러싼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사이버교육 시장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참여하는 업체도 속속 늘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국내 사이버교육 솔루션 시장에도 라이벌이 있다. 바로 영산정보통신의 곽동욱 사장(사진 왼쪽)과 아이빌소프트의 진교문 사장이다.
경쟁자이긴 하지만 곽 사장과 진 사장은 유난히도 비슷한 점이 많다. 모두 이 분야의 선두기업을 이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 규모나 매출도 비슷하다. 또 각각 배움닷컴과 온스터디라는 별도의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구축하고 직접 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는 등 사업모델도 유사하다.
둘 다 63년생 토끼띠인 데다 서울대 공대 동문이다. 고집이 세기로 유명한 것도 똑같다. 그런 만큼 카리스마도 강하다. 하다 못해 이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거의 동시에 골프를 시작했다. 교육사업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공통점이다.
진교문 사장의 경우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삼성전자 근무 시절까지 무려 6년여간을 야학에 참여하는 등 일찍부터 교육 활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교육사업에 남달리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곽 사장은 96년 국내 최초의 원격교육 솔루션 ‘GVA’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사이버교육을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육성하겠다는 욕심이 강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현재의 영산정보통신과 아이빌소프트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이나 성격 면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곽 사장은 지난 88년 말 영산정보통신의 모태가 된 셀컴퓨터를 설립하는 등 직장 생활을 경험하지 않고 처음부터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단 한 번의 외도 없이 영산을 키우는 데만 열중해왔다. 한 우물만 깊이 파는 스타일로 비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진 사장은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삼보컴퓨터와 사이버텍홀딩스 등을 거쳐 98년에서야 비로소 아이빌소프트를 설립했다. 많은 경험을 쌓은 후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진 사장의 경험은 곽 사장이 가장 부러워하는 점 가운데 하나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발이 넓고 대인관계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또 사이버교육 솔루션 시장 육성을 위한 방법론에 있어서도 사뭇 다른 견해를 보인다. 곽 사장은 질적인 면을 가장 중시하고 있는 반면 진 사장은 양적인 확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스타일이다.
곽 사장은 실제로 ‘사이버교육을 효과적인 평생교육의 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이버교육시스템 자체가 고품질의 토털리티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진 사장은 ‘사이버교육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이 친구로 지내면서도 가끔 마찰을 빚는 것도 이 같은 시각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최근 논란을 빚은 ‘가격싸움’ 문제를 접고 또다시 골프 약속을 했다. 시각과 방법론이 다른 데다 서로가 최대의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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