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벤처기업(662)

정치 입문<24>

 

 “아이고, 졌습니다. 이렇게 힘이 강하다니 웬일이십니까?”

 내가 감탄을 하였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탄성을 질렀다.

 “운동 덕분이지. 나는 매일 새벽에 헬스에 나가서 전신 운동도 하지만, 팔 완력 운동을 하지. 그것을 한 지 20년일세. 당신 나이 때부터 했다고 할까. 최 위원장 체중이 얼마나 나가지요?”

 “70킬로그램 정도 됩니다.”

 “큰 키로 봐서는 알맞은 체중이군.”

 “총재님은 100킬로그램이 넘는 장 의원도 못 당했어요.”

 홍 총무가 다시 말했다. 나는 장 의원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함께 옥돌 사우나 방으로 들어가 땀을 흘렸다. 그곳에 다른 사람들이 없어서 우리는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 우리가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패했어.”

 박 총재는 축 늘어진 사타구니를 만지면서 말했다. 팔의 근육은 힘찼으나, 그의 사타구니는 쭈글쭈글하게 늘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여당보다 두 표가 많습니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홍 총무가 총재의 말에 이의를 달며 거들었다. 그리고 총재는 실패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의 얼굴은 패배한 표정이 아니었다.

 “허긴,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이긴 것이겠지?”

 총재는 홍 총무와 나를 번갈아 돌아보면서 싱긋 웃었다.

 “이번에 그 누구보다 최 위원장의 노고가 많았소. 열 여섯명이 모두 당선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오. 그리고 떨어진 네 명도 한 명을 제외하고 근소한 표차로 탈락했소. 그들은 다음에 다시 나올 수 있을 것이오. 다음 선거 때까지 그곳에서 지역을 맡아 일하게 지원해 줄 필요가 있지. 그 지역에서 특별히 부상되는 다른 후보가 나오지 않는 이상 그들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소. 당에서 그들을 지지해 주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그들은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에 들어가 출마할 것이오. 떨어진 후보도 잡아 놓으라는 뜻이오.”

 주로 나를 쳐다보면서 말하는 것이 내가 들으라는 것 같았다. 그런 일은 당에서 할 일이지 왜 내가 해야 되는 것일까. 아마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주라는 뜻으로 들렸는데, 나의 정치자금도 한계가 있다. 앞으로 정치 일선에 나가서 활동을 하려면 다른 사람을 도울 만큼 자금이 풍족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쓰기에 따라 부족한 것이 바로 정치자금이었던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