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화학硏 화학소재연구부 박수진 박사

 “어린이 날은 물론 설날에도 도시락을 두개씩 싸가지고 출근해 연구에 몰두한 결과라고 봅니다.”

 최근 국내 연구원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미국 인명정보기관(ABI)으로부터 21세기를 빛낼 인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인명기관 7곳의 인명록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부 박수진 박사(40).

 그는 사생활을 거의 포기한 채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하는 뚝심있는 연구원이다.

 박수진 박사는 3년전부터 도시락을 두개씩 싸가지고 출근한다. 식사비가 없어서가 아니라 식당의 줄서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그에게는 명절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이 없다. 출장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연구실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가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보통사람에게 그렇게 하라면 도망갈 것”이라는 박수진 박사는 “가장 힘들었던 일은 연구가 아니라 프랑스 유학생으로 만난 아내로부터 자식을 가진 아빠, 남편,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포기시키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박 박사는 최근 일부에서 논문 쓰지 말고 기업화가 가능한 연구에 나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못박았다. 연구를 통해 이론을 정립하고 체계화시켜주는 일이야말로 연구결과의 기업화에 초석이 된다는 입장이다.

 “연구를 하고 싶어도 연구비가 없어요. 지난주 산자부 과제 심사가 있었는데 떨어진 것 같아요. 같은 프로젝트라도 대학과는 원가개념이 달라 경쟁이 안되는 현실이 답답할 뿐입니다.”

 그의 바람은 풍족한 연구비가 아니다.

 그는 “대등한 조건하에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과제를 수주하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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