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건전이미지 변신 시도 성인 인터넷방송국

 가슴까지 추켜입은 한복치마에 촌스런 화장, 게다가 주근깨가 가득한 얼굴의 여인이 인터넷자키(IJ)라고?

 흔히 성인 인터넷방송의 IJ라면 쭉쭉빵빵한 몸매에 인형처럼 예쁘기만 한 섹시한 여성을 떠올리게 된다. 그동안 이들이 진행해온 프로그램도 천편일률적이기는 매한가지였다. 실시간 채팅을 통해 전달되는 회원들의 ‘벗기기 요구’에 착실하게(?) 반응해주면 그만이다.

 최근 성인 인터넷방송 OIOTV(http://www.oiotv.com)의 초보 IJ ‘달래’는 이같은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사이트의 간판 프로그램인 ‘달래의 포장마차’ 코너에서는 다소 엽기적인 차림에 어눌한 말투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그녀를 만날 수 있다.

 검찰의 철퇴 이후 성인 인터넷방송사들의 ‘살 길 찾기’는 다른 사이트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에서 출발한다. ‘19세 미만 출입금지’ 경고문과 각종 인증장치로 청소년들의 접근은 꼭꼭 차단했지만 성인회원들마저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골적인 노출과 낯뜨거운 몸짓을 뺀 성인 사이트가 과연 성인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지만 일단 반응이 비관적이지는 않다. 

 잘 빠진 몸매에만 익숙해진 회원들 사이에서 독특하고 촌스러운 캐릭터의 IJ 달래가 뜻밖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이 사이트는 이용자의 채팅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양방향 참여를 유도하는 생방송 프로그램 개발과 해외 성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 수입에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성상담을 주선해주는 점잖은 IJ도 있다. 성인 인포테인먼트 사이트를 표방하는 쌩쇼(http://www.ssangshow.co.kr)가 최근 신설한 ‘장송선 박사의 성클리닉’에서는 옷을 벗은 IJ를 볼 수 없다.

 부부간의 성고민 등을 대상으로 실시간 전화상담이 이뤄지는 이 코너는 IJ의 편안한 진행과 전문적인 해결책 제시로 인기를 끌고 있다.

 24시간 고객지원센터나 직접 메일 수신과 같은 철저한 고객관리로 회원들의 관심을 붙잡는 전략도 어느 정도는 주효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검찰단속 이후에도 성인 인터넷방송이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에만 10여개의 인터넷방송이 새로 문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 신설방송국들은 오히려 더욱 강도 높은 콘텐츠로 위험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어 주위를 긴장시키기도 한다.

 쌩쇼의 권영준 팀장은 “기존 성인 사이트들이 보여줬던 벗기기 경쟁이 아니더

라도 충분히 성인회원들을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는 많다”며 “몇몇 시트콤 사이트들과 양방향 성인 시트콤 제작을 검토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