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불기술을 포함한 전자상거래표준화 로드맵을 공동으로 완성했다고 발표해 놓고도 로드맵의 핵심사안인 지불표준화에 양 부처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양부처의 로드맵 공동발표는 중복된 정보기술(IT) 정책에 대해 감사원 감사와 재정경제부 조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여론을 의식한 눈가림식 제스처였다는 의혹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통부는 로드맵 발표이후에도 전자지불포럼(정통부 산하단체)에 전자화폐표준화포럼(산자부 산하단체) 회원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산자부는 전자상거래통합포럼(ECIF)의 지불기술위원회의 활동에서 전자화폐표준화포럼이 독자 영역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본지 5월 9일자 13면 참조
정통부 정보보호산업과 서광현 과장은 “ECIF의 지불기술위원회를 전자지불포럼이 위임받고 전자화폐표준화포럼(한국IC카드연구조합)이 또한 회원사로 가입한다는 내용은 지난해 8월 양 부처가 공식 합의한 사항”이라며 “공신력 있는 행정부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신뢰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자화폐표준화포럼측이 회비부담을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면 전자지불포럼 기존 회원사들의 동의를 거쳐 회비납부를 면제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자부 디지털전자산업과 김호원 과장은 “당시 정통부가 이같은 내용을 회의 안건으로 제안한 바 있지만 산자부측과 합의한 사실은 없다”면서 “오히려 양 부처간 합의내용이라고 주장하는 정통부의 태도가 당혹스럽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양 기관이 당초 ECIF가 추진키로 했던 원칙대로 지불기술위원회를 공동 구성하면 된다”며 “어느 한쪽에 가입을 강요하는 것은 ECIF의 설립취지에도 어듯난다”고 주장했다.
ECIF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자지불포럼이 지불기술위원회의 위임을 받아 전자화폐포럼 가입업체를 회원사로 영입한다는 정통부측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전제하고 “양 부처 모두 감사원 감사 및 재경부 조정작업 결과에 대해 각자의 주장대로 교통정리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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