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마이크로프로세서분야에서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C넷에 따르면 IBM은 인텔이나 AMD 등의 프로세서에 비해 클록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파워PC’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말까지 1㎓대의 ‘사하라(코드명)’를, 2002년말까지 2㎓대의 파워PC를 각각 내놓기로 했다.
현재 IBM의 파워PC 최신 칩은 지난해 선보인 700㎒ ‘파워PC 750cxe’. 인텔이 현재 1.7㎓ ‘펜티엄4’를 내놨으며 3·4분기에는 2㎓ 펜티엄4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클록속도면에서 만큼은 IBM이 인텔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IBM의 이번 제품 계획이 이전처럼 물불 안가리고 x86계열 PC용 프로세서와 무모한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파워PC의 높은 데이터전송 대역폭과 저전력소비 등의 특징을 더욱 개선해 가전·네트워킹 등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디자인리소시스의 수석분석가인 케빈 크리웰은 “네트워킹분야에서는 클록속도보다 데이터전송 대역폭 등과 같은 기능이 오히려 중요하다”며 “파워PC가 같은 주파수의 x86 프로세서에 비해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IBM의 이같은 제품 전략은 모토로라가 최근 데이터 패킷 처리용 파워PC로 네트워킹장비·세트톱박스 등과 같은 임베디드컴퓨팅장비 등의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에 자극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BM은 파워PC의 전반적인 성능을 끌어올리고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SOI(Silicon On Insulator), CMOS 9S 등 최신 제조공정을 총동원하고 빠른 데이터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버스기술과 단일명령다중데이터(SIMD)방식 엔진을 도입할 계획이다.
SOI와 CMOS 9S는 트랜지스터와 실리콘의 산화물층을 격리, 실리콘에 흡수되는 전기에너지를 줄여 전력소모를 줄이고 트랜지스터가 빨리 작동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며, SIMD는 데이터를 특정 타입별로 분류해 데이터를 다중처리하는 기법이다.
IBM은 2㎓를 돌파한 후 후속칩에는 파워4의 단일칩멀티프로세싱기법을 파워PC칩에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단일칩멀티프로세싱기법은 2개의 프로세서 코어를 단일 실리콘에 내장시키는 기술로 단일 파워PC칩의 성능을 단번에 두배로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M은 사하라와 함께 기존 파워PC400시리즈의 클록 스피드를 높인 새 버전도 내놓아 양동작전을 구사할 예정이다.
한편 모토로라도 현재 파워PC7450의 속도를 733㎒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후속칩인 1㎓대의 ‘아폴로(코드명)’를 연말까지 내놓을 계획으로 이를 위해 IBM과 마찬가지로 SOI 등의 공정을 도입키로 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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