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인터넷데이터센터(IDC)사업자의 국내 진출이 계속 이어지고 시장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최근에 이뤄진 외국계 IDC사업자의 국내 진출이나 진출 움직임은 3건 정도. 하나는 지난 9일 미국계 아이아시아웍스가 서울 서초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IDC 전용센터 ‘수퍼허브’의 개소식을 갖고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고, 또 하나는 현재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 인수를 위해 데이콤과 협상을 진행 중인 역시 미국계 엑소더스의 행보다. 여기에 지난 98년 당시 허진호씨가 대표이던 아이네트를 인수한 피에스아이넷의 국내 진출이 있었다.
이 같은 사례만 보면 외국 IDC사업자들의 국내 진출은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외국계 사업자의 추가 진출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IDC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같은 KIDC 협상건을 비롯한 외국 IDC사업자들의 행보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이아시아웍스의 경우 이미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상태라 주변상황과는 무관하게 어쩔 수 없이 이번 ‘수퍼허브’의 개소식을 치렀다는 것이다. 엑소더스의 KIDC 인수 협상도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온 것이었지만 최근에야 비로소 외부에 알려졌을 뿐이라는 얘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국내 IDC 시장이 공급초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외국계 사업자들이 모를 리 없다.게다가 피에스아이넷은 지난달부터 미국 본사가 파산 직전에 몰려 한국법인 역시 앞날을 예측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진출을 추진해온 외국 기업들로는 엑소더스 외에 어보브넷·퀘스트·레벨3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피에스아이넷이나 아이아시아웍스처럼 국내 업체를 통째로 인수하거나 직접 설립하기보다는 국내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에 거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들어 국내 IDC 시장이 공급초과현상을 보이자 엑소더스만이 데이콤과 협상을 진행 중일 뿐 다른 업체들은 진출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IDC사업자들의 추가 행보는 이 어려운 시기에 ‘수퍼허브’를 개소한 아이아시아웍스가 한국 시장에서 과연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느냐와 엑소더스의 KIDC 인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가 돌고 있을 정도다. 현재 국내 IDC 시장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사업 성공이나 진출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아시아웍스의 경우는 피에스아이넷보다는 다소 나은 상황이지만 미국 본사의 경영상태가 최악인 것도 주목거리다. 이는 지난달 미국 본사와 홍콩 법인에서 25%에 달하는 직원의 해고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아이아시아웍스는 국내 모 은행으로부터 6000만∼7000만달러의 거금을 빌려 ‘수퍼허브’를 설립한 것이다. 본사 차원의 자금 지원은 더이상 바랄 수가 없는 상황인 데 반해 앞으로 갚아 나아가야 할 이자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한편 데이콤은 어떤 형태로든 엑소더스에 KIDC를 매각할 계획이지만 칼자루를 쥔 엑소더스는 정착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데이콤의 박운서 부회장은 데이콤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엑소더스에 지분의 50%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성사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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