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벤처스타>(48)에이엠씨-Nd(네오드뮴)계 자석

‘세계 최고의 자성소재기업을 목표로.’

 경기도 안산공단에 소재한 네오디뮴(Nd)계 고성능 자성소재 전문벤처인 AMC(대표 진경식)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내건 구호다.

 흔히 일반인에게 각인돼 있는 자석은 말굽자석이나 막대자석, 그리고 실험에 사용했던 전자석 정도며 산업용 대형 전자석도 일반인에게 생소하긴 마찬가지다.  Nd 등 희토류 금속으로 만들어지는 고특성 자성소재는 이보다도 훨씬 덜 생소하지만 우리 주변의 컴퓨터 등 곳곳에 숨어있다. Nd계 고특성 자성소재는 광픽업 렌즈 구동용, 컴퓨터하드디스크·헤드폰 등 전자·통신기기 제품 모듈의 효율적 제어 및 구동에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일반 페라이트자석보다 10∼20배의 자력과 균일도를 갖춘 이 소재의 상품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12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내수시장의 70%를 일본의 TDK 등 선발업체에 의존했을 정도다.

 그러나 AMC는 최근 개발에 착수한 지 2년 만에 선발국가인 일본 소니사의 신뢰성 테스트를 통과, 본격 수출을 준비하면서 벤처스타를 꿈꾸고 있다.

 이 회사의 등장은 LG금속이 IMF외환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차원에서 자체 자석연구소를 폐쇄하면서 시작됐다.

 LG연구소 엔지니어 출신인 진경식 사장은 지난 97년 당시까지 뭔가 나올 듯 하던 고성능 자성소재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와 뜻을 같이 한 민인선 현 공장장 등 5인의 엔지니어가 의기투합, 기존 연구의 계승에 나섰다. 지난 98년 법인을 설립, 2년 만인 99년 7월 고성능 Nd계 자성소재를 상품화해 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동안의 고생은 올초 소니계열사에 100만달러의 수출을 완료함으로써 그 대가를 받는다.

 진 사장은 앞으로 광픽업용 및 헤드폰용 소형 자석생산을 대형 소재쪽까지 확대해 수출과 내수공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품질에 관한 한 자신있는 만큼 자동차용·휴대폰용·진동모터용 등 잠재시장은 무한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400% 이상 증가한 70억원이다. 게다가 최근 일본 소니사로부터 평점 95점의 높은 점수로 제품 신뢰성 시험을 통과함에 따라 일본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소재산업체이면서도 수익률에서 다른 IT 분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점도 AMC의 강점이다. 매출액 대비 평균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품질력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AMC는 오는 2002년에 130억원, 2003년에 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매출의 70%를 수출하는 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AMC는 또 오는 2005년까지 중국 상하이 부근 닝파시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중국진출 외국IT제조업체에 직접 소재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엔 최근 경사가 겹쳤다. 진 사장이 지난달초 경기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우수벤처기업인상을 수상한 것. 또 삼성전자로부터는 전용공급라인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까지 당장 라인을 확장해야 하는 작업에 부산하다.

 AMC는 IMF외환위기의 폐기물로 묻혀질 뻔한 기술의 불씨를 살려 본궤도에 올려 놓은 대표적 벤처기업이란 점에서 드라마틱하다. 가뜩이나 일본에 비해 취약하다고 하는 고부가 부품소재 분야에서 일궈낸 성공이기에 더욱 값진 모습으로 비쳐진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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