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16)유선홈네트워킹기술

 유선 홈네트워킹 기술이 학계에서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유선 홈네트워킹 기술이 일반 가정내에서 PC 및 주변기기와 정보기기, 디지털 가전제품 등을 단일 프로토콜로 제어해 가정내 각종 디지털기기간의 정보전달과 정보공유를 자유롭게 함으로써 정보사회 구현의 토대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EEE1394, 홈 PNA(Phoneline Networking Alliance), PLC(Power Line Control) 등 유선 홈네트워킹 기술과 관련해 학계는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등 점차 많은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IEEE1394기술과 관련, 삼성전자·LG전자·디비코 등 산업계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학계에서는 IEEE1394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는 그간 홈네트워킹기술을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왔고 연구개발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이 따르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은 경원대·숭실대·서울대·고려대 등의 교수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오디오와 비디오 기기의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멀티미디어환경이 부상함에 따라 IEEE1394기술이 이들간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기술인데다 400Mbps는 물론 3.2Gbps의 고속 실시간 데이터 전송과 함께 비동기 전송을 가능하게 해주는 차세대 핵심기술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원대 전자공학과 전호인 교수(41)가 IEEE1394기술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어 두각을 나태내고 있다. 전 교수는 지난 99년부터 정보통신진흥협회 산하 IEEE1394 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국제 워크숍을 포함해 1년간 9번의 기술세미나를 개최, IEEE1394기술에 대한 정보공유의 장을 마련해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IEEE1394기술에 대한 표준을 주도하는 1394TA(Trade Association) 표준화회의에 꾸준히 참가해 세계적인 표준의 전개방향을 한국에 알리는 등 선구자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394 포럼’을 결성, 우리나라 기업들이 함께 모여 IEEE1394기술에 대한 표준을 정하고 이를 1394TA에 발표함으로써 세계적인 표준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UPnP의 기기나 제어모델이 전세계적으로 확산일로에 있으며, 이를 지원하지 않는 홈네트워크솔루션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베사(VESA) 홈네트워크 표준화회의 기구 중 하나인 R7.4 회원사(필립스·메트로링크·삼성전자 등)와 함께 UPnP를 지원하는 VHN 표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리눅스와 웹서버(VxWorks) 상에서 UPnP를 구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 IEEE1394를 지원하는 기기가 와이어리스(wireless) 1394를 백본으로 한 홈네트워크에 접속되는 PAL(Protocol Adaption Layer)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UPnP와 Jini, 그리고 HAVi 등의 미들웨어솔루션이 갖고 있는 기기간 제어모델에 대해서도 연구중이다.

 숭실대 정보통신공학부 김영한 교수(37)도 홈네트워킹분야의 연구로는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에서 논의되던 IP over 1394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해 이를 구현했고, 이어 IEEE1394 버스상에 동작시키는 프로토콜을 개발·구현했다. 이외에 차세대 VoIP프로토콜로 불리는 SIP프로토콜 기반의 연구를 수행해 이를 홈네트워킹에 응용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또 4년전부터 IETF의 표준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최근의 인터넷프로토콜 연구 및 표준화동향을 국내에 전파하는 등 다양한 표준화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단순이론이 아닌 철저한 구현을 통한 연구를 통해 본 연구실 출신의 졸업생들이 졸업후 즉시 국내외 주요 인터넷네트워킹기술 개발팀들의 핵심멤버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정덕균 교수(39)는 집적회로 설계분야를 전공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고속통신을 위한 입출력회로, 고속네트워크용 칩세트 설계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 주요 연구성과로는 비디오신호를 디지털로 전송하기 위한 고속비디오신호 전송회로의 개발을 들 수 있다.

 이 회로는 비디오 전송을 위해 요구되는 1Gbps 이상의 높은 전송속도를 얻기 위해 값비싼 바이폴라 공정을 사용해야만 했던 기존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통 널리 사용되는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 공정을 이용함으로써 높은 전송속도의 성능을 얻는 새로운 기술이다.

 이 회로를 기반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의 표준인 DVI(Digital Visual Interface)를 인텔·컴팩을 비롯한 여러 참여회사와 함께 제안해 표준화함으로써 현재 높은 해상도를 요구하는 평면디스플레이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또 이를 통해 현재 전세계적으로 모든 신호의 전송과 저장을 디지털로 바꾸는 추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높은 성능요구조건으로 인해 마지막까지 아날로그로 남아있던 디스플레이용 비디오 전송장치를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했다.

 이것은 국내에서 개발된 기반기술이 국제적인 상업용 표준에 제공된 드문 예라고 평가받고 있어, 향후 이 DVI표준은 홈네트워킹분야에서 IEEE1394와 더불어 DVD·HDTV 등 비디오장치의 주 연결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또 IEEE1394에서 사용하는 물리계층칩을 CMOS기술을 이용해 설계·제작한 바가 있고, 이를 상업화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초당 10∼100Mbps급의 이더넷보다 각각 100배, 10배 빠른 속도로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가비트 이더넷용 네트워크 칩을 개발했다.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강순주 교수(41)는 홈네트워크에서 이기종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가전제품들간의 유연한 연동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기술들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강 교수는 특히 홈네트워크 핵심요소기술로 IEEE1394 기반의 미들웨어(HAVi·VESA), 기존 홈오토메이션 프로토콜인 론웍스(LonWork) 중심의 미들웨어, 인터넷과의 연동을 위한 IP연동기술인 코바(CORBA) 등 서로 다른 이들 프로토콜 및 미들웨어 기술이 네트워크상에서 연동하는 기술개발에 심혈을 쏟고 있다.

 강 교수가 현재까지 홈네트워크와 관련, 개발한 요소기술로는 IEEE1394 네트워크에서 실시간 지원하는 어댑터용 디바이스 드라이브(리눅스), 실시간 처리기능을 갖고 있는 인터넷 기반 원격계측 및 제어를 위한 내장형 웹서버(VxWorks), 실시간 홈디바이스인터페이스를 위한 실험장비 등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홈네트워크와 관련해 삼성전자·한국전자통신연구소 등으로부터 4년간 10건의 연구과제를 수행받다가 2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 저널 논문 10여편과 국내외 저널 등에 20여편의 홈네트워크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서울여대 컴퓨터학부 엄성용 교수(39)는 IEEE1394 표준을 채택한 기기 상호간의 통신 및 제어에 관련된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을 시도했으며, 최근 고속전송의 장점을 살리는 여러가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394 디지털카메라를 완벽히 제어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 및 동적 링크 라이브러리의 설계 및 구현에 대한 연구를 진행,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 장동식 교수(45)와 고려대학교 정보통신기술연구소 김문화 박사(42)는 공동으로 IEEE1394 기반에서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실시간 전송하는 디지털이미지프로세싱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디지털 캠코더를 이용해 촬영한 후 컴퓨터내 영상데이터가 입력되는 시간간에 미세한 시차를 좁히는 기술을 개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IEEE1394기술 외에 홈PNA의 기술연구도 학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홈PNA란 가정내의 전화선로를 이용하는 LAN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ADSL,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인터넷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고 프린터 및 스캐너 등의 주변장치를 공유할 수 있으며, 또한 정보단말이 갖고 있는 파일과 응용 서비스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의 표준화동향으로는 1Mbps급(H1.1, ’99.4), 10Mbps급(H2.0, ’99.12)이 표준화해 있고 100Mbps급(H3.0)은 오는 12월에 표준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전북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송상섭 교수(42)가 이러한 홈PNA기술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송 교수는 홈게이트웨이 등 응용제품의 연구개발보다는 핵심 칩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전자통신진흥연구원(ETRI) 등과 함께 10Mbps급인 H2.0 칩 개발과 100Mbps급의 H3.0 기술 선행연구를 진행중이다.

 충남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김환우 교수(47)도 전자통신연구소의 홈PNA 기술개발과제에 참여, 차세대 홈PNA인 홈PNA 3.0의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등 초고속테이터 전송모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PLC 기술개발도 지난해 PLC포럼 설립을 계기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PLC기술은 크게 가입자망 접속을 위한 고속PLC와 홈네트워킹 및 인터넷 정보가전용 중·저속 PLC기술로 나뉜다.

 이 가운데 중·저속 PLC 기술동향을 보면 인텔론(Intellon)의 CEBus와 에셜론(Echelon)의 론웍스가 실질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360bps 및 9.6Kbps PLC 칩이 개발돼 이를 이용한 사이버아파트용 홈네트워킹시스템 및 인터넷정보가전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 분야에서는 남서울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정영화 교수(40)가 지난해 한국PLC포럼이 설립되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 교수는 특히 홈네트워킹용 PLC 홈서버시스템 개발에 참여, 가정자동화솔루션을 실제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사이버아파트와 스마트홈의 구축을 가능케 했다.

 정 교수는 또 9.6Kbps PLC 모뎀을 개발함으로써 디지털정보가전과 비교적 저속데이터통신으로 가능한 홈네트워킹용 시스템의 상용화를 가능케 했으며, 현재 고속 PLC 모뎀(4Mbps급), 홈네트워킹을 위한 댁내 전력선 채널 모델링, 홈네트워크 전력선 통신 연동기술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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