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SKT·LGT등 통신사업자, 해외 자본유치 본격화

IMF 이후 주춤했던 통신사업자의 해외 자본유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SK텔레콤·LG텔레콤·데이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연이어 해외 통신사업자와 접촉을 갖고 외국 자본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사업자의 해외 자본유치는 단순한 자금유치를 떠나 해외 제휴선 모색, 글로벌 사업전개를 위한 사전포석 성격이 강해 성공을 거둘 경우 국내 사업자의 경영개선은 물론 해외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통신은 민영화에 따른 보유지분 중 15%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 4월 싱가포르텔레콤 실사단이 오고 가는 등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통의 해외자본유치는 한통 민영화와 관련 ‘선 해외매각 및 후 국내매각 방침’에 따른 것으로 상반기 중 전략적 제휴와 DR발행을 통해 31%(신주포함) 지분을 해외에 매각, 대량의 외국 자본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도 자사 보유지분 14.5%를 NTT도코모에 매각하기 위해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NTT도코모측 부사장급 실무책임자와의 협상에서 지분매각 및 시기 등에 대한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최근 KT의 주식 매각분 4%를 일괄 매입키로 하는 등 주가방어에 나서고 있어 SK텔레콤과 NTT도코모의 협상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NTT도코모측 관계자들과 협상주간사인 김&장법률사무소, 회계법인 KPMG 등이 참여해 실질적인 제휴문건을 작성중이라는 소문도 들리고 있어 이르면 이달 중순께 양사의 제휴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G텔레콤도 해외통신사업자 자본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텔레콤은 최근 3, 4개의 해외통신사업자와 접촉을 갖고 동기식 IMT2000 사업권 획득시 공동보조를 맞출 해외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LG텔레콤은 사내에 5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 동기식 사업성공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해외통신사업자의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 LG텔레콤 고위관계자는 이미 ‘동기식 IMT2000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해외사업자로부터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며 특히 ‘무선데이터부문에서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현재 복수의 해외통신사업자로부터 ‘정부가 PCS사업자 수준의 출연금 삭감, 후발사업자 시장진입을 위한 지배적 사업자 규제정책 마련 등 정부차원의 가시적인 조치가 나올 경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도 인터넷데이터센터 ‘KIDC’ 지분 70% 가량을 일본의 엑소더스 등의 회사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번 지분매각이 성공을 거둘 경우 최대 1000억원 가량의 해외 자본 유치가 가능해 긴축재정에 들어간 데이콤의 경영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인 데이콤크로싱 등도 이미 해외 제휴를 통한 자금유치를 마친 상태다.

 최근 일고 있는 통신사업자의 해외 자본유치는 IMF 당시 국내 경영개선을 위해 추진됐던 것과는 달리 해외 제휴선 물색, 글로벌 수출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사업자들은 해외제휴를 통해 자금유치뿐만 아니라 IMT2000 등 글로벌 통신사업 전개, CDMA 벨트 구축, 국제 로밍 및 기술력 향상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분교환·영업·기술·네트워크·운용기술 등이 함께 포함된 포괄적·전략적 제휴체결 형태로 변화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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