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이 매출(광고)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메이저 그룹에 속하는 소수 기업만 살아남고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인수합병(M&A)을 통해 연명하거나 청산 절차를 밟는 회사가 속출하는 등 본격적인 ‘서바이벌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4일 영국 BBC방송(http://www.bbc.co.uk)에 따르면 유럽 ISP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티스칼리를 비롯해 AOL(미국)·와나두(프랑스)·T-온라인(독일)·테라라이코스(스페인) 등 5개 대형 업체들이 최근 중소 ISP들을 인수하는 등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 중 이탈리아 최대 ISP인 티스칼리(http://www.tiscali.it)는 지난해 말 이탈리아 지역 ISP인 사르디니아(Sardinia)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영국 라인원(LineOne)까지 수중에 넣는 등 불과 몇 달 사이에 크고 작은 4개 ISP들을 집어삼키는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또 티스칼리 자신도 최근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세계 최대 ISP인 AOL(http://www.aol.com)로부터 전략적 제휴를 위한 ‘러브 콜’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만 약 3000만명의 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AOL은 최근 유럽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본격 나서 이미 독일에서만 2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만약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지난해 말 영국 프리서브를 인수해 유럽 최대 ISP로 올라선 프랑스 와나두(http://www.wanadoo.fr)를 능가하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들 3개 업체 외에도 도이치텔레콤이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T-온라인(http://www.t-online.de)과 지난해 초 스페인 최대 ISP(테라)와 미국 4위 포털업체(라이코스)가 합병해 태어난 테라라이코스(http://www.terralycos.com)도 각각 최근 유럽 ISP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중소 ISP들의 ‘홀로서기’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회사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에 따르면 영국 ISP 시장에서 브리티시텔레콤(http://www.bt.com) 등 통신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6%에서 오는 2005년 65%로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반면 클라라(http://www.clara.net) 등 독립 ISP들의 비중은 같은 기간에 27%에서 5%로 떨어질 전망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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