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 제조업체들의 TV 사업 재구축이 활발하다. 극심한 가격 경쟁으로 이익 내기가 힘든 브라운관TV 생산은 모두 해외로 옮기거나 아예 손을 떼는 한편 액정이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프로젝션 TV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생산과 사업을 집중하는 움직임이 주류다.
2001년 세계 브라운관TV 시장은 북미 2800만대, 유럽 3200만대, 일본 950만대, 중국 1800만대, 기타 3200만대 등 합계 약 1억2000만대로 2000년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일본 가전 업체 중 브라운관TV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마쓰시타전기산업과 소니 두 회사 정도이며 이들은 앞으로도 이 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도시바 등 다른 대부분의 업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디지털 방식을 포함해 브라운관TV 생산을 옮기고, 국내는 프로젝션과 PDP TV 등의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철수하려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브라운관TV 생산을 중국 다롄(大連), 인도네시아, 미국 테네시 등으로 이관했으며 국내 후카야 공장의 디지털TV 생산도 최근 다롄으로 옮겼다. 후카
야 공장은 저온폴리실리콘 액정이나 디지털카메라 생산으로 전환한다.
히타치제작소도 국내 브라운관TV 생산을 중국과 말레이시아로 전면 이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는 해외에서 생산한 브라운관TV 제품을 투입하지만 점차 비중을 줄이고 PDP와 액정프로젝션을 주력으로 TV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32인치형 PDP TV를 출시했으며 유럽과 미국에도 곧 투입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와 일본빅터는 브라운관TV를 줄이고 프로젝션TV를 강화한다. 미쓰비시는 최근 DLP 방식의 65인치 프로젝션TV를 국내 시장에 투입했고, 일본빅터는 독자의 D-ILA 홀로그램 소자를 채택한 ILA TV를 일본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샤프는 오는 2004년까지 국내에서 브라운관TV 사업을 철수하고 액정TV만 판매할 방침이다. 또 파이어니어는 올해 시즈오카 PDP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대로 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마쓰시타는 박형화 기술 등을 개발해 브라운관TV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국내 생산도 고수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컬러TV 사업에서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소니는 올해도 평면 브라운관TV ‘WEGA’를 주력을 내세워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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