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핵티비즘의 기승

 세계 각국 정부와 주요 기관 등이 해커, 네티즌들의 사이버전쟁과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만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 군용기의 충돌사건으로 촉발된 양국 해커들간의 사이버공격을 비롯해 일본 교과서 왜곡사건과 비싼 국내 이동전화요금을 성토하는 국내 네티즌들의 일본 사이트 및 정보통신부 사이트에 대한 사이버시위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여럿 발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해커들의 대결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등의 친미 해커와 한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의 친중 해커들의 가세로 다국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비록 미·중 해커들의 대결은 인명살상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물질적·상징적 피해를 남겼음은 물론이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에 오성기가 휘날린 것을 비롯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회사인 UU넷과 UPI통신, 미 하원 웹사이트, 미 내무부 산하 국립비즈니스센터, 지질조사국, 퍼시픽벨인터넷서비스사 등의 웹사이트가 행킹당했다. 또 중국 역시 장시, 이춘, 샤쥔, 베이징 등 지방정부와 덩샤오핑경찰대, 칭화대학, 신장대학, 삼성 및 대우텔레콤의 현지 한국어 사이트 등이 피해를 보았다.

 사이버시위도 사이버전쟁 못지 않은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정통부 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 3일 이뤄진 국내 해커들의 시위는 오후 한때 정통부 사이트를 마비시켰으며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3차례에 걸친 국내 해커들의 일본 사이트에 대한 시위는 문부성, 홋카이도 의회, 후소오사 출판사 등의 사이트를 한때 접속불능 상태로까지 몰고갔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미국의 CNN 사이트와 야후 사이트를 다운시켰던 ‘트리누’ ‘TFN’ 등과 같은 사이버 테러용 소프트웨어도 급속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정치적 요구를 인터넷을 통해 관철시키려는 핵티비즘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국내 주요 서버를 불법적인 핵티비즘으로부터 보호할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네티즌들의 건전한 시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느 선까지를 합법적인 사이버시위로 볼 것인가에 대한 컨센서스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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