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IBM, 시스코와 손잡고 네트워크 프로세서 개발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미국 IBM이 최근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비용을 덜 들이면서 고객 주문에 응할 수 있게 해주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비롯한 새로운 네트워킹 칩을 선보였다.

 IBM은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자사의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시스코와의 이번 거래는 통신 분야의 신생 및 기존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IBM이 최고 수준의 네트워킹 업체와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노력으로 풀이됐다.

 업계 소식통은 뉴욕주 아몽크에 있는 IBM이 시스코와의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을 물리쳤다고 해석했다.

 커뮤니케이션스 네트워크 아키텍츠(Communications Network Architects)의 프랭크 드주벡 분석가는 “IBM 입장에서는 뛰어난 승리였다”며 “시스코 내에 강력한 기지를 구축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의 구체적인 재무 내역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IBM은 고급 주문형 반도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상 최악의 통신장비 수요 부진을 타개해 왔는데 현재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을 위해 5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IBM의 반도체 담당 크리스틴 킹 부사장은 “다양하고 활기찬 제품 포트폴리오가 광범위한 기존 및 신흥 고객의 취향을 잘맞춰 까다로운 네트워킹 산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른 통신 칩 메이커로는 브로드컴(Broadcom),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키츠(Applied Micro Circuits), 인텔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경기 둔화와 재고 증가에 따라 대폭적인 매출 감소를 겪었었다.

 드주벡 분석가는 IBM과 인텔이 고급형 네트워크 프로세서의 최고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칩의 매출이 오는 2004년까지 매년 40억∼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IBM은 미세 전자공학 그룹에 속하는 네트워킹 칩의 판매가 1·4 분기 동안 3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IBM의 존 켈리 기술그룹 상무는 전화 회견에서 “최첨단 칩 개발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서 “경기 부진을 피할 수야 없지만 낡은 제품은 특히 부진의 주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IBM의 존 조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시스코를 비롯한 고객들이 느끼는 재고 과잉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미세 전자공학 그룹의 매출이 앞으로 1년 동안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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