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자업체인 일본 NEC와 후지쯔는 26일 각각 3월 말로 마감한 2000년 사업연도 실적에서 두 회사 모두 전년에 비해 60%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내년도에는 주 수익원인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시황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업구조 조정 계획을 계속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NEC는 2000년도 매출이 99년도 대비 8% 증가한 5조4100억엔, 영업이익은 68% 늘어난 1850억엔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전자부품은 상반기(2000년 4∼9월) D램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한 데다 개별반도체가 호조를 보였고, 하반기(2000년 10월∼2001년 3월)에는 메모리 시황이 악화했지만 다른 전자부품이 강세를 보여 영업이익이 38% 증가(680억엔)했다. 통신기기도 휴대폰 단말기와 통신 인프라 구축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영업이익이 46% 증가한 830억엔에 달했다. 그러나 PC는 미국 시장의 수요 감소 영향으로 72억엔의 영업 적자(전년 6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후지쯔는 매출이 4% 증가한 5조4800억엔, 영업이익은 63% 늘어난 2440억엔을 기록했으나, 해외 자회사의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줄었다. 전자부품은 플래시메모리와 로직 제품의 호조로 영업이익은 전년도의 5.6배(1130억엔)로 늘었다. 이 회사는 범용 D램에서는 이미 손을 뗐다.
이들 두 회사 이외 샤프·일본빅터·오키전기·산요전기 등도 2000년도 결산을 내놓았다.
지난해 480억엔 정도의 적자를 낸 산요전기는 영업이익이 전년의 약 2배(223억엔) 늘어난 데 힘입어 175억엔 정도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샤프는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724억의 영업이익을 냈고, 오키전기도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호조로 이익이 전년의 7.8배(89억엔)나 늘었다고 각각 밝혔다.
한편 NEC와 후지쯔는 반도체 시황 악화와 PC 사업의 수익성 저하에 대응해 ‘탈PC’를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모니터용 LCD와 D램 해외 생산 철수를 결정한 NEC의 경우 올 가을까지 PC 개발·생산 부문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PC 생산 자회사인 NEC요네자와, NEC군마, NEC데이터기기 등 3사와 개발 부문인 NEC니가타를 통합, 매출액 5500억엔 규모의 새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NEC는 새 회사를 OEM 전문업체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NEC는 이와 함께 8월 말까지 기업용 레이저프린터 사업을 후지제록스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후지쯔도 최근 사내에 공장강화추진실을 설치, 그룹 산하 국내 공장의 재편을 적극 추진중이다. 이미 정보처리·통신 부문 공장을 비롯 후지쯔전기, PFU 등 자회사를 OEM 전문 업체로 전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NEC는 2001 사업연도 영업이익이 12% 증가한 2100억엔, 후지쯔는 1% 증가한 27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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