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장비가 지구촌 최대 규모인 중국의 이동전화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보도다. 한마디로 국내 이동통신산업의 재도약을 예고하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확실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내수시장의 수요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우리의 통신업체가 매년 30% 이상 휴대폰 인구가 늘어나는 중국에서 사업권을 따낸 것은 새로운 엘도라도가 열린 것만큼이나 반가운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CDMA산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동전화 가입자 포화 및 단말기 보조금 폐지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가 국제입찰을 통해 중국 CDMA 장비업체로 선정됐다는 것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경영난에 시달렸던 국내 CDMA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것은 물론이고 시스템 후속입찰과 단말기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 대규모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시장 진출은 CDMA의 국제화 및 시장확대에도 커다란 호재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GSM과 달리 상용화 역사가 일천해 미주 지역과 오세아니아 지역 일부에서만 실시됐던 CDMA 서비스가 이를 계기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럽 GSM방식이 독점해 왔던 이동통신 시장을 재편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의지도 우리기업에 든든한 힘이 된다. 휴대폰 가입자의 95% 이상이 GSM인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오는 2005년까지 전체 5000만 회선의 통신망 중 30% 정도를 CDMA로 채택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리한테는 고무적이다.
중국진출의 소득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시스템·단말기·부품 등을 합쳐 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CDMA시장은 국내시장 포화와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업계에 결정적인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이다. 더욱이 오는 2002년 1700만 회선, 2003년 2000만 회선, 2004년 2000만 회선을 계획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이 확보할 수 있는 회선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니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하다.
삼성전자가 중국진출의 실마리를 풀었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기술이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었던 데는 정부의 세일즈 외교도 큰 몫을 했다. 지난 98년 양국 정상간 협력 합의에 이어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과 주룽지 중국 총리가 만나 중국 CDMA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공식 합의해 국내 정보통신 기업의 중국 진출 길을 확실하게 열었고 이후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양승택 현 장관이 중국을 방문, 양국 정부 차원에서 한·중간 지속적인 정보통신(IT)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쳐 이같은 쾌거를 이뤄냈
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일이다. 이번에 국내 기업이 입찰자격을 확보한 규모가 전체의 36.9%에 불과한데다 경쟁률이 높아 우리가 차지하는 물량은 전체 규모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중국 특수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깊이 인식, 이제부터 준비에 만전을 기해 세계 최대시장에서 만선의 기쁨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3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4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5
[ET시론]양자혁명,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 기술
-
6
[황보현우의 AI시대] 〈27〉똑똑한 비서와 에이전틱 AI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6〉산업경계 허무는 빅테크···'AI 신약' 패권 노린다
-
8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
9
[ET톡] 지역 중소기업
-
10
[기고]딥테크 기업의 규제 돌파구,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