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인텔 CPU 3종

 인텔이 후발 CPU 업체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다시 틀어잡았다. 인텔은 지난 23일 전세계 동시에 펜티엄4 1.7㎓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출시는 두 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후발업체와의 기술격차를 벌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후발업체의 저가공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펜티엄4 1.7㎓는 경쟁관계인 AMD의 애슬론에 비해 클록주파수가 빠르다. CPU업체의 기술력은 누가 빠른 동작주파수 제품을 먼저 내놓는 지의 여부로 판단됐다. AMD가 1㎓ 제품을 먼저 내놓았을 때 시장에서는 인텔의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보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텔이 한 걸음 앞서가는 추세다. 펜티엄4 1.7㎓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잘 반영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기술력 못지 않게 가격이 중요하다. AMD가 인텔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펜티엄4 1.7㎓는 인텔이 최초로 500달러 이하에 출시한 CPU다. 지금까지 인텔의 최상위 제품은 대개 700∼900달러의 가격을 형성했다. 이에 따라 하위제품의 가격인하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인텔은 펜티엄4 1.5㎓를 637달러에서 60% 인하한 256달러에, 펜티엄4 1.4㎓는 423달러에서 54% 인하한 193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펜티엄4가 PC시장의 주력 CPU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벤치마크는 펜티엄4 1.7㎓를 긴급 인수해 그 성능을 알아봤다. 현재 이 제품과 같은 성능의 제품이 없기 때문에 인텔의 하위 기종인 펜티엄4 1.4㎓ 및 펜티엄Ⅲ 1㎓와 비교했다.

 사실 펜티엄4 1.7㎓는 이전 제품보다 월등한 성능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이 제품은 펜티엄4 1.4㎓에서 동작주파수를 높인 것이다. 즉, 내부 구조는 다르지 않고 속도를 높였다는 말이다.

 이 제품도 다른 펜티엄4와 마찬가지로 펜티엄4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에서는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펜티엄4는 소프트웨어에 의존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직 펜티엄4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의 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대부분의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펜티엄4에 대한 지원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펜티엄4의 내재된 가치가 빛을 발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펜티엄4 1.7㎓의 출시는 기술적인 변화보다 시장에 미칠 영향을 더욱 높게 평가해야 한다. 현실적인 가격대로 진입한 펜티엄4 1.7㎓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CPU 제조업체들이 시장의 주력제품을 두고 상대적으로 높은 동작주파수의 제품을 누가 먼저 출시하는가의 싸움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 1.7㎓라는 높은 동작주파수의 제품이 출시된 인텔로는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펜티엄4의 새로운 기술과 접목된 인텔만의 안정성과 호환성을 인정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평가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인텔 CPU의 장점

 많은 벤치마크 결과에서 인텔 제품에 비해 AMD 제품이 가격대성능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왜 시장에서는 인텔 제품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일까. 단순히 마케팅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텔 제품의 장점은 운용체계, 달리 말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궁합이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기준으로 호환성을 갖는다. 사용자들은 별도로 패치파일을 설치하는 것에 번거로움을 느낀다. 이것이 인텔 제품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

 최근 비아 칩세트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비아 칩세트의 호환성에 문제를 제기한다. 또 최근의 컴퓨터 경향이 단순한 사무용보다 연산을 많이 필요로 하는 워크스테이션급의 활용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주변기기와의 호환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아 칩세트 기반의 AMD 제품보다 인텔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된 펜티엄4 1.7㎓는 인텔 제품이 갖고 있던 장점에 가격 경쟁력이라는 무기를 더한 것이다.

 다양한 주변기기를 활용하는 사용자, 특수한 장치를 사용하는 시스템 그리고 점차 늘어나는 개인 스튜디오의 렌더링 장비와 디지털 비디오 편집장비에 대한 선택은 펜티엄4 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 AMD가 인텔의 파상공세에 버틸 수 있는지의 여부는 호환성과 안정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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