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트랙레코더>(12)동원창투 이종승이사

 “KTB네트워크에 만10년을 근무했습니다. 그 중에서 3년은 군복무를 대신했던 기간입니다. 군생활을 KTB네트워크에서 한 셈이죠.”

 동원창투 이종승 이사(36)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입문은 특이한 경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병역특례요원으로 당시 과기처 산하기관이던 한국기술개발(KTB네트워크의 전신)에 들어갔다.

 이후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길에 들어선 이 이사는 지난 99년 4월까지 KTB네트워크에 근무하며 델타정보통신·시스폴·지니텍 등의 투자를 주관했다. 또 한국통신프리텔·메디슨·미래산업 등의 투자 및 관리 업무에 참여하며 벤처캐피털리스트 업무를 익혔다.

 그러나 이 시절은 스스로의 의사에 의한 본격적인 투자를 했던 시기는 아니었다.

 이 이사가 본격적인 투자를 실시했던 시기는 99년 5월 기보캐피탈 투자2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이 당시 이 이사는 익스팬전자·MCS로직 등 20여사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해 4월부터 동원창투 이사로 자리를 옮겨 텔레피온 등 11개사, 140억원의 투자를 주관했으며 38개사, 502억원의 투자를 총괄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적인 투자총액보다 더 빛을 발하는 것은 36개에 달하는 투자주관 기업 중 21개사가 이 이사의 투자로 1차 펀딩을 받았다는 점이다. 즉, 다른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델타정보통신·지니텍·기가텔레콤·익스팬전자·넥스트아이·엠씨에스로직·엠엠씨테크놀로지·베스콘 등이 대표적이다. 익스팬전자의 경우 10억원을 투자해 20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아직은 대부분이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기업들로, 현재보다는 미래의 트랙레코드에 기록될 회사들이다.

 이 이사는 특히 지난 98년의 투자상황에 대해 많은 기억을 갖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직후였던 당시 국채의 채권금리가 30%에 달했지만 개의치 않고 투자에 전념했다. 당시 투자했던 대표적인 업체가 지니텍이다. 아직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지니텍은 이미 대덕연구단지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개인적으로 초기 기업 발굴을 좋아합니다. 다른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한 기업의 2차 혹은 3차 라운딩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그래도 벤처기업 발굴·육성이라는 본연의 벤처캐피털 역할은 아니라고 봅니다.”

 초기 투자업체 발굴을 신대륙 발견에 비유하는 이 이사의 벤처투자 지론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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