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업체와 미국·일본 등 외국 업체가 공동제작한 애니메이션들이 극장과 TV를 통해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니파크·디지털드림스튜디오·서울애니메이션 등 국내 애니메에션업체들은 미국 및 일본 업체와 공동으로 4∼5편의 극장·TV 방송용 애니메이션을 제작,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은 있으나 자금과 기획 능력, 해외배급 능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해외 업체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 올해 들어 하나 둘씩 성과물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니파크(대표 임석휴)는 지난해 미국 하이프레이즈사와 향후 10년간 9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공동제작키로 하고 첫 작품으로 ‘더 킹(The king)’을 제작, 오는 5월 5일 전국 40여개 개봉관을 통해 상영에 들어간다.
투니파크 변상민 전무는 “‘더 킹’은 성경에 나오는 다윗의 이야기를 소재로 제작한 것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며 “국산 애니메이션이 40여개 개봉관을 통해 상영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애니메이션(대표 최신규)은 일본 매드하우스와 함께 기획한 51부작 TV용 애니메이션 ‘탑블레이드’를 16부까지 제작하고 오는 7월부터 SBS를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1월부터 TV도쿄를 통해 방영돼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는 일본 아이디어팩토리와 공동으로 13부작 TV용 애니메이션인 ‘런딤’을 제작해 이달 초부터 MBC를 통해 방송을 시작했다.
이밖에 시디스 시지아이(CD`S CGI)는 미국 폭스 TV 스튜디오와 총제작비 800만달러 규모의 3D 애니메이션 TV 시리즈인 ‘스페이스 제로’를 26부작으로 제작 중이며, 캔돌이비쥬얼아트는 중국 CCTV와 첫 한중 합작 애니메이션인 ‘출동! 로봇V’을 공동제작키로 하는 등 해외 합작 애니메이션이 잇따라 기획·제작되고 있다.
투니파크의 변상민 전무는 “제작·기획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좁은 국내 시장만으로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며 “해외사와의 합작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이 용이해지는 것은 물론 제휴사로부터 작품 기획, 시나리오 구성, 마케팅 등 선진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업체와의 합작을 위한 계약시 제작단가 결정이나 해외 판권, 지분 비율 등 불평등한 요소가 남아 있는 등 부정적인 면도 있다며 합작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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