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업계에 새로운 기부문화 확산

지난 90년대 중반 미국 벤처업계에서 시발된 창조적 기부운동(CCM:Creative Charity Movement)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창조적 기부운동이란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한 기금과 현물의 사회 환원을 기부자가 아닌 사회복지 전문가들에 맡김으로써 기부의 본뜻을 살려 나가는 선진 기부문화의 하나다. 이는 재단 설립을 통해 기업 홍보 측면을 강조한 기존의 기부문화와는 다른 형태다. 또 기부자들 역시 대부분이 중소벤처기업들이고 기부금도 기업 실정에 맞게 효율적으로 조성돼 전개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 별도의 홍보 채널 없이 조용히 전 벤처업계로 확산되고 있어 바람직한 기부문화 확산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립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이사장 손봉호)는 23일 법인 설립 1년 만에 국내 중소벤처업체들과 벤처캐피털로부터 총 58억6277만8017원의 기금을 조성했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는 48억5000만원을 기부했으며 버추얼텍은 1억원, 핸디소프트는 1000만원 등을 기부했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김경록씨 외 5명의 직원 명의로 사내 포인트 포상금 250만원을, 옥션은 자선 경매 이벤트를 통해 1131만8500원를 각각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기가링크·니트젠·코오롱정보통신·엔갤러리아·비즈아이닷컴·더블유에스랩 등 KTB네트워크로 투자받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KTB n클럽’을 구성하고 지난해 1255만9970원에 이어 올초 162만원을 각각 기부해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컨설팅업체인 PWC의 최영상 사장은 본인의 강의료 167만8000원을 기부했고 디아이지커뮤니케이션은 홈페이지 구축 프로그램 100카피를 기부하는 등 기부 방식도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이들과미래 측은 이 보고서는 기부금과 복지사업 내역을 원 단위까지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작성됐으며 기부금 역시 업체 규모와 기부금 액수를 가리지 않고 조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기부 과정도 기업이나 개인들이 선호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이들과미래 측은 또한 이 같은 새로운 기부문화가 벤처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런 벤처업계의 기부활동은 90년대 중반 미국 벤처업계가 중심이 돼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발기된 PCF(Peninsula Community Foundation)·SVP(Social Venture Partners)가 원조로 통하고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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