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시내전화회사 퍼시픽벨(Pabell.net)의 공격적 판촉 행위가 소비자 보호단체와 이 회사 노조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주 관계당국인 캘리포니아 공익시설위원회(PUC)는 퍼시픽벨이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이 마케팅 방식에 최고 49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검토중이다.
퍼시픽벨은 4년 전 퍼시픽벨을 인수한 모기업 SBC커뮤니케이션스의 주도로 수익성이 좋고 급성장 분야인 기업 고객과 데이터서비스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면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으로 소비자 보호는 뒷전으로 한 채 온갖 판촉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이 퍼시픽벨에 시내 통화서비스를 요청할 때마다 전화를 통한 서비스 판촉 공세가 벌어지는 경우가 불공정 판촉행위의 단적인 예다.
게다가 퍼시픽벨은 다른 시내전화회사와 마찬가지로 자사 전화망을 이용한 수익사업 개발에 적극 나서 발신자 ID(Caller ID), 특수 발신자 전용 링, 전화번호를 이용해 고객의 이름과 주소를 찾아내는 ‘역 디렉터리 서비스’ 등 특수 고객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를 패키지로 끼워 팔고 있다. 퍼시픽벨은 이처럼 마케팅에 부쩍 열을 올리면서 일부 서비스는 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판매에 나서 지난 해에 수만 명이 DSL 서비스를 신청하고도 서비스가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퍼시픽벨의 이 같은 판매공세는 게시판, 전화 요금 고지서 등 도처에서 볼 수 있고 심지어 통화중에도 녹음된 음성으로 별도 요금을 부담하는 전화번호 조회안내를 내보내 통화자를 짜증나게 할 정도다.
퍼시픽벨은 캘리포니아 주민 5명 중 4명이 이용하는 초대형 시내전화회사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퍼시픽벨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고한 통계 자료를 인용해 퍼시픽벨의 시내전화서비스 질이 나빠졌고 서비스 만족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현재 일반 고객 26%가 퍼시픽벨의 고장 수리와 전화 설치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 96년보다 불만도가 8% 늘어나 미국 각 지역 시내전화회사들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낮았다.
SBC는 미 의회가 혁신적인 통신자율화법을 통과시킨 두달 뒤인 96년 4월 퍼시픽벨의 모기업인 퍼시픽텔레시스를 인수했다. 170억달러 규모의 이 인수는 시내전화회사인 베이비벨간의 최초의 합병이었다.
SBC의 시내전화사업은 이 업체의 지난해 총매출 530억달러 중 350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아직 핵심 사업이다. 이 회사의 전화회선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사업 매출은 75억달러로 이 중 25%가 캘리포니아주 매출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는 업체가 퍼시픽벨뿐만은 아니지만 공익사업체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퍼시픽벨은 부가 서비스 판매 증대 목표로 서비스 요원을 전부 판촉요원화해 직원 한 사람에 한 달 평균 400달러가 넘는 장려금을 지급하고 판매직원에게는 고객 응대법에 관해 상세한 지침과 요령도 하달했다. 이 새 판매 지침은 결국 노조와의 갈등을 불러와 노조는 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당국에 고발 조치했다. 소비자 권익 보호단체들도 이 고발조치에 가세해 현재 PUC가 이 고발 내용을 조사중이다.
PUC는 퍼시픽벨에 200만달러에서 4900만달러 범위의 벌금 부과를 검토중이다. PUC의 한 위원은 “고객들은 서비스를 새로 받는 것보다 취소시키기가 훨씬 어렵다고 고발한 사례가 많다”며 “이런 관례는 고객이 원하지 않거나 부담스런 비용의 서비스를 받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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