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정보화 아직도 멀었다

장애인들은 정보시대의 또 다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들은 정보시대에 소외계층으로 남지 않기 위해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으나 PC나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일반인보다 크게 부족하고 정보화교육을 받은 경험도 별로 없다. 극히 일부분의 장애인만이 특수학교나 장애인 전문 교육기관의 교육시설을 통해 정보화의 한 단면을 경험한다.

 하지만 21세기 정보시대에 장애인들을 계속 소외계층으로 남겨 놓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결코 아니다. 여기에다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정보통신서비스의 보급은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신체적·정신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들을 정보화의 거대한 흐름속에 편입시키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정보화의 실태를 살펴보고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편집자

◇장애인 정보화 현황=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장애인 정보화 실태 조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컴퓨터·컴퓨터통신·인터넷 이용률은 각각 18.3%, 6.4%, 2.5%로 비장애인들의 이용률인 40.6%, 13.7%, 7.7%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의 장애 유형별 컴퓨터 이용률을 보면 지체장애인들이 컴퓨터를 가장 많이 사용(22.1%)하고 있으며 청각·언어 장애인(16.1%), 시각장애인(10.1%), 정신지체인(4.4%)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장애인들의 정보화 수준은 크게 떨어지지만 정보화에 대한 욕구는 비장애인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전산원이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퇴직·고령 인구의 38%, 농어민의 41.3%, 장애인의 67.5%가 인터넷 이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장애인들의 정보화 의지가 결코 낮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의 정보화 수준이 낮은 것은 장애인들이 일반인보다 정보화교육의 기회가 적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 비장애인의 경우 정보화교육 경험이 38.4% 수준인 데 비해 장애인은 15.5%만이 정보화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장애인에 대한 정보화교육은 일부 직업전문학교·특수학교·장애인복지시설·장애인단체 등에서 소규모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기관을 제외하곤 대부분 시설이 미비하다. 특히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PC 보유대수가 대부분 20대 미만이고 통신망도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으며 전문강사도 확보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가령 청각장애인의 정보화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컴퓨터를 잘 아는 수화전문가가 필요한데 아직은 부족한 상태며, 장애인용 정보단말기의 보급도 낮은 수준이다.

 최근 장애인들의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장애인들이 활용할 만한 콘텐츠는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장애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장애인 관련 사이트가 1000개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약 25%에 해당하는 255개 사이트만이 콘텐츠를 갖고 있으며, 그 중 30%의 사이트가 비슷한 재활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사이트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애인 정보화 대책=장애인 정보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장애인들을 위한 정보단말기 및 보조기구 등의 개발 및 보급이다. 지체장애인용 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 뇌성마비장애인용 보조입력기구, 청각장애인용 공중전화, 문자·수화 입력가능한 정보통신단말기, 수화통역프로그램, 자동자막처리기술, 인터넷 접속 보조기구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정보격차 해소법을 지원하기 위해 ‘접근성 보장 지침’을 마련, 시행하는 것도 시급하다. 접근성 보장 지침이 마련되면 통신사업자나 인터넷사업자 등이 장애인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 및 단말기 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정보화 복지 예산의 확충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와 정보통신부는 장애인 정보화교육 확대를 위해 각각 36억원(1998∼2002년), 100억원(1999∼2003년)의 예산을 편성해 놨지만 장애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밖에 장애인 등 보편적 서비스 기금에서 장애인 정보화교육을 지원하는 방안, 장애인들이 정보화 관련 교육장비 구매 등에 관해 종합적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시스템 및 포털서비스의 운영 등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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