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사이버전쟁 일촉즉발

전투기와 정찰비행기간의 충돌로 촉발된 중국과 미국간 정치적인 긴장관계가 다소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양국의 크래커들이 서로 상대방 국가의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선언하고 나서 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한 판 대결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와이어드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크래커 그룹인 포이즌박스(Poizon Box)가 대대적인 중국 웹사이트의 공격을 선언했다.

포이즌박스는 다른 해커와 크래커들의 동참을 선동하고 있으며 중국의 크래커들은 중국 조종사와 죽음에 대한 복수로 5월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간 미국의 웹사이트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사이버 전쟁은 이달초부터 양국간 국지전이 벌어지면서 이미 시작됐다.

포이즌박스는 지난 4일 이후 최소한 100개 이상의 중국 사이트를 훼손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킹한 중국 사이트에 ‘이 사이트는 포이즌박스가 접수했다’는 메시지를 남겨놓았다.

 또 중국의 해커들은 이에 뒤질세라 지난 10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해군 행정사무소의 습득관련비즈니스시스템(ARBS)에 중국기 애니메이션과 ‘중국 역시 핵폭탄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며 최근에는 인텔리전트다이렉트사에 중국 국기와 미국의 사과를 요구하는 경고 메시지를 남기는 등 4월 1일 이후 적지 않은 크래킹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 양국 클래커 집단들의 공세가 더욱 조직화되고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포이즌박스는 미국의 클래커와 해커들이 주로 찾는 IRC(Internet Relay Chat) 그룹을 이용해 조만간 중국을 전면 공격할 계획이며 다른 크래커들도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프로펫’이라는 이름으로 2개의 중국 사이트를 훼손시킨 것으로 알려진 한 크래커는 “우리의 공격이 별다른 정치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중국을 혼낼 것”이라며 “모든 미국 크래커들이 동참해 중국 서버에 지옥의 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크래커들은 중국의 중요한 기념일인 노동절(1일)과 청년절(4일)이 포함된 5월 첫주 사이에 노동절 공격으로 명명된 대대적 미국 공격을 감행할 계획이다.

 베이징 북동쪽 교외에 위치한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춘에 사는 해커인 주지아엔(22)은 “미국인들이 우리 조종사를 죽인 데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국가가 이에 대해 직접 얘기하는 길을 봉쇄했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이 잘못했다는 점을 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이버 공방과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 97년이 돼서야 인터넷 접속을 시작한 중국인들이 인터넷을 정치적인 쟁점에 이용하는 방법을 빨리 습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타임스가 입수한 FBI의 ‘중국 사이버 활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해커들은 이미 99년 5월 유고 중국대사관 폭격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백악관을 포함해 다수의 미국 정부 시스템을 공격했으며 최근에는 대만 정부의 웹사이트를 공격하고 대학에 바이러스를 침투시킨 바 있다.

 또 양국 크래커들의 공격이 단지 정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엉뚱한 사용자들이 웹사이트 다운에 따른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보안컨설턴트 및 해커인 탈토스는 “그들은 사이트가 누구 것인지는 신경을 쓰지 않으며 단지 전리품 수집을 원할 뿐”이라며 “5월 첫주 동안 중국이나 미국 해커들의 바이러스 공격, 서비스 거부 공격이 집중되면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십자포화 아래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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