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의 태풍인가.’
지난 6일 SK텔레콤 대리점에서 019 가입자 모집에 들어간 지 10일이 지났으나 초반 가입자 모집이 예상보다 적은 숫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동안 SK텔레콤 대리점을 통해 가입한 019 가입자수는 2500여명을 밑돈다. SK텔레콤 1개 지사가 하루평균 모집하는 011 신규 가입자 수치보다 못하다. 이 때문에 가입자 점유율을 낮춰야 하는 SK텔레콤과 특수를 누리려는 LG텔레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대리점이 대략 120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단말기 판매대수는 대리점당 고작 4개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SK텔레콤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할당받아 판매하는 2차 판매점을 고려한다면 판매점당 1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회선재판매 초기라고는 하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로 나간다면 6월말까지 60만명 이상의 가입자 유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치와는 달리 10만여명 선도 빠듯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입자 모집 숫자에 대해서도 011과 019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100명이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16일에는 하루에 1000명이 가입, 모두 5000여 가입자를 유치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LG텔레콤은 이보다 적은 2500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 단말기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고 월말 유통망이 본격 가동될 경우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예상과는 달리 저조하다는 것이 양사 관계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회선재판매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은 LG텔레콤의 4월 가입자 증가분과 비교하면 더욱 커진다. LG텔레콤 가입자 증가분은 모두 1만2000명으로 회선재판매를 통해 모집된 가입자는 20.8%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한통프리텔·엠닷컴도 자체 조사한 결과 회선재판매 물량은 2000대 남짓한 것으로 평가, 초기와는 달리 안도하는 분위기다.
LG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판매가 가입자 순증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판매량은 SK텔레콤의 주장을 크게 밑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고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는 것 같다”며 회선재판매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차질을 빚고 있음을 인정했다.
초기 회선재판매 시장이 정체현상을 빚다 보니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SK텔레콤은 “초기 019 단말기 보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판매대수가 적었으나 지난 12일께부터 전 대리점에 019 기종 5대가 모두 공급돼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대리점들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판매를 담당할 대리점이 011 유통망 손실을 우려해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019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하지 않는 데다가 급작스럽게 019 제품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 혼동을 우려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처럼 019 판매가 부진하자 업계에서는 오는 6월말까지 SK텔레콤·신세기통신의 점유율을 50% 미만으로 낮추기가 어렵다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예상밖으로 011 대리점들이 019 제품판매를 거부하는데다가 016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019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이런 비관론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더욱이 지난 16일부터 회선재판매와 관련해 통신위원회가 단말기 보조금 지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 SK텔레콤이 판매 촉진책을 동원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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