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월트디즈니의 탄생 100주년이다. 1901년 캔자스에서 출생한 그는 다양하면서도 유치할 정도로 유머러스한 아이디어로 극장과 TV쇼, 그리고 테마파크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그의 사후 월트디즈니사는 할리우드에 주도권을 잃고 1980년대 초에는 도산할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두 명의 전문 경영인이 월트디즈니사에 영입되는데, 그들이 바로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과 프랭크 웰즈 사장이다. 그리고 그들을 따라서 파라마운트사로부터 옮겨온 전설적인 아이디어맨 제프리 카젠버그는 1985년부터 월트디즈니사를 혁명적으로 탈바꿈시키기 시작한다.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된 전략이 ‘리바이벌 클래식스(revival classics) 시리즈’의 재개발이다. 새 경영진들은 디즈니사 도서관에 잠자고 있던 고전작품을 리바이벌하여 재개봉하고 비디오시장에 교육용 및 선물용 상품으로 유통시키는 등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다. 본래 월트 디즈니는 자신의 명작들을 관객에게 자주 소개하면 캐릭터의 신비감이 축소된다며 캐릭터를 자주 노출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기존의 회사 중역들은 사규와도 같았던 월트 디즈니의 주장을 받아들여 1937년 12월 24일 개봉으로 당시 800만달러를 벌어들였던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등 수십편의 명작들을 디즈니의 도서관에 그냥 묵혀두고 있었다. 그러나 어려운 재정여건과 할리우드와의 경쟁체제는 신화와도 같았던 지나간 명작들을 다시 고객들에게 내보이는 전략을 택하게 한다. 이러한 전략은 보기좋게 성공했고 ‘인어공주’ ‘알라딘’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등 80년대 후반의 대작들은 월트디즈니를 할리우드 최고의 기업으로 다시 올려 놓았다.
월트디즈니사는 최근 지난 1953년에 발표했던 ‘피터팬’의 후속작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제작 즉시 극장개봉이 아닌 비디오시장으로 유통시키는 직접배급 전략을 통해 ‘인어공주 2’ ‘라이온킹 2’ ‘포카혼타스 2’ 등을 선보이고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런 복고전략은 회사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경쟁체제가 극도로 심화된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난 과거의 작품도 현재의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작품이고, 또한 어렸을 때부터 그림형제의 원작보다는 월트디즈니의 만화을 접해 왔던 어린이들에게는 모든 작품이 가장 친근한 작품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월트디즈니는 새롭게 설립된 드림웍스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집트의 왕자’와 ‘치킨 런’ 등은 디즈니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고 디즈니의 ‘타잔’이나 ‘쿠스코? 쿠스코!’ 등의 개봉작품들이 예전 흥행성공의 규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5월 개봉예정인 드림웍스와 PDI사의 3D 애니메이션 ‘쉬렉’에 이르는 발빠른 작품기획에 놀라고 있는 듯 하다. 드림웍스의 새로운 도전과 기존 작품의 매너리즘, 그리고 할리우드의 컴퓨터그래픽붐에 이르러 월트디즈니사는 이제 제2의 도전에 봉착하게 된 셈이다.
월트디즈니가 보여주고 있는 부분적인 복고주의의 시도들이 이러한 시기에 성공적인 전략으로 검증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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