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낙관·비관 대립 팽팽

지난주 후반부터 국내 증시가 강한 반등을 나타내면서 이젠 증시가 바닥을 다졌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 증시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전세계 기술주 폭락을 이끌었던 나스닥시장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800선 위로 다시 올라섰고 연기금의 투입도 이번주부터는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엔화와 원화가치도 급락세를 벗어나며 안정을 찾는 등 증시 주변 여건이 다소나마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가 미국 나스닥의 움직임에 따라 연동하는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며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각각 매물대에 진입하고 있는 등 주가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금요일(13일) 나스닥의 큰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정보기술(IT)주들의 주가 탄력이 크게 둔화된 점도 낙관적인 시각만을 가질 수 없게 한다.

◇매물부담 돌파할까=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매물대에 근접해 있어서 매물 압력은 높아졌다. 지난주말 거래소시장은 520선, 코스닥시장은 70선을 앞두고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는 등 매물벽을 돌파하기에는 시장 체력이 미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진호 동원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며칠간의 주가 상승으로 시장분위기가 좋아졌지만 너무 급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V자형 급한 상승세를 기대하기에는 단기적인 낙폭이 너무 작았고 수급상으로도 뚜렷한 증시의 주도세력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스닥도 확신은 이르다=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는 나스닥시장이 바닥에 도달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경기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조기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나온다면 나스닥이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지만 단기급등(지난주 상승률 15%)한 나스닥시장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이 추세적 상승으로 바뀌려면 경기 호전 기미가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은 뚜렷한 신호가 없는 상태”라며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점과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하더라도 추세적 상승세를 말하기에는 빠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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