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 고환율 신바람

종합가전 3사가 올들어 환율상승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전자 3사는 최근 4개월째 지속되는 환율상승으로 올 1·4분기에만 업체별로 계획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5∼10%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가전 3사가 지난해말 2001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당초 올 상반기 환율이 IMF 이후 처음으로 11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환율이 계속 상승해 1300원대를 돌파하면서 환율상승 폭 만큼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3사 모두 IMF 이후 매출구조를 수출중심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업체별로 전체 매출실적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90%를 상회하고 있는 것도 환율상승 효과를 증대시킨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최근 수출 주력품목을 기존 마진 폭이 적은 저가격의 아날로그 제품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격의 고급 제품과 디지털 제품으로 속속 전환시킨 것도 환율상승 효과를 배가시킨 요인 중 하나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환율상승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각 사별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 수출 및 해외 매출목표를 각각 250억달러와 157억달러로 책정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각각 연간 1조원과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사는 이러한 환율상승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출확대에 더욱 주력하는 한편 1·4분기 실적을 토대로 당초 수립했던 수출 및 영업이익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3사의 국제금융팀 관계자들은 “환율상승으로 지난 1분기엔 사업계획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1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3사는 이처럼 환율상승으로 계획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표현을 못하고 속으로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는 해외 바이어들이 환차손에 대해선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환차익이 발생하면 이익분의 일부를 나눠가질 것을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A사의 경우 지난해 환율인상으로 늘어난 이익 가운데 30% 정도를 해외 바이어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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