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정보통신」B2B시범업종 선정 이후

산자부 기업간(B2B) 시범업종 선정 결과가 물류정보서비스 시장에 적지 않은 판도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국가물류망 전담사업자로서 그동안 물류 전자문서교환(EDI) 시장의 대표주자로 인식되던 한국물류정보통신(대표 백옥인 http://www.klnet.co.kr) 컨소시엄 대신 무역 EDI 지정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대표 이상열 http://www.ktnet.com)컨소시엄(일명 한국ILC)이 선정됨으로써 향후 e마켓·사이버물류 등 차세대 B2B 물류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이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각각 해양부와 산자부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으며 물류 EDI서비스를 제공해온 양사는 지금까지 암묵적 공생에서 탈피, 공개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황=그동안 물류EDI 시장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물류정보통신은 수출입 물류, 특히 해운분야에 주력해온 게 사실이다. 해운사나 선사중개업체(포워더)·화주·부두나 항만시설 등이 주요 고객사였던 셈이다. 반면 무역 EDI업체로 인식돼온 무역정보통신은 부두·항만시설을 제외한 통관 관련 수출입 물류분야에 물류 EDI를 제공해왔다.

이용업체 범위면에서는 물류정보통신에 비해 보다 포괄적이었던 것이다. 한국ILC 참여사 관계자는 “무역정보통신 컨소시엄에 참가한 이유도 수출입물류 전반에서 노하우가 낫다는 판단에서였다”며 “다만 양사 모두 국내 물류쪽에는 취약해 이번 시범사업의 중점과제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드러나는 명암=이번 시범사업 선정 여파가 종전 물류EDI 시장구도를 당장 뒤바꾸지는 않을 전망이다. 수출입물류 쪽에서 사실상 경쟁이 이어졌지만 EDI서비스 속성상 사용자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류정보통신 관계자는 “통관을 제외하면 해운물류의 일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축적된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향후 물류 e마켓 등 B2B 인터넷 비즈니스가 본 궤도에 오를 경우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이번 시범사업의 당면과제가 그동안 취약하던 육상운송·창고 등 국내 물류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역정보통신은 기존 수출입 물류에 국내 물류기반을 확보함으로써 물류 일괄서비스의 날개를 단 것은 물론 광범위한 협력사들과 물류 e마켓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물류와 함께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무역결제서비스도 핵심사업축으로 부상, 무역부문의 3자서비스 전문업체로 기반을 다지게 됐다. 한진·현대택배·대한통운 등 굴지의 택배사들과 아이비젠·이알하우스·물류넷 등 전문 솔루션업체들이 가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한국ILC 참여사 가운데 3자물류업체들의 경우 시범사업 산출물을 활용, 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사이버물류 진출까지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정보통신 관계자는 “그러나 국내 물류 및 e마켓사업 확대를 위해 독자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미 해양부로부터 3억원의 신규사업 예산을 책정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코스닥등록을 앞두고 신규사업 개척과 수익기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하는 물류정보통신으로는 향후 해운분야의 수출입물류 EDI와 시스템통합(SI)업체로 머물 공산이 커 이래저래 고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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