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 투자 실적 조사결과 분석

산자부가 29개 업종 매출액 상위 19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IT 투자실적 및 올해 투자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IT투자가 전체적으로 27%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종별 편차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은 지난해 업체당 평균 투자액이 254억원이던 것이 올해 327억원으로 나타나 여전히 전자상거래 전문업종(135억원), 제조업(93억원)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금융업이 제조업에 비해 IT투자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업종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9개 세부 업종별로 올해 업체당 평균 투자액을 살펴보면 최고 1846억원에서 최하 4억원에 이를 정도로 편차가 심하며 이는 지난해 투자실적과도 거의 유사한 양상이다. 지난해 투자실적을 바탕으로 한 업체당 평균 투자액에서도 최고 1214억원, 최하 3억원의 편차를 보였다.

이는 대기업 위주의 업종과 중소기업 위주의 업종이라는 업종특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다른 면에서는 IT도입이 대기업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업체당 평균 투자액이 100억원을 넘는 업종은 가전(1241억원), 전력(976억원), SI(551억원), 은행(521억원), 신용카드(374억원), 증권(269억원), 반도체(242억원), 손해보험(196억원), 정유(186억원), 항공(142억원), 유통(101억원) 등 11개 업종이었다. 올해는 가전(1846억원), 전력(1195억원), 은행(769억원), SI(765억원), 신용카드(591억원), 손해보험(252억원), 증권(239억원), 정유(192억원), 유통(126억원), 전자부품(104억원) 등 10개 업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는 올해 극심한 매출부진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와 항공이 100억원 미만으로 투자액이 떨어지고 대신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전자부품이 100억원 이상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몇몇 업종의 특수한 시장상황에 따른 변화를 제외하면 100억원을 넘어서는 거의 대부분의 업종은 지난해와 변함이 없다.

지난해 업체당 평균 투자액이 50억원 미만이던 일반기계, 조선, 석유화학, 정밀화학, 방적, 제지, 시멘트, 가스, 석탄광업, e마켓플레이스, 솔루션 업종은 올해도 여전히 50억원 미만에 머물 전망이다. 타이어 업종만이 지난해 21억원에서 올해 53억원으로 50억원 이상 상위그룹에 들었을 뿐이다.

◇어디에 투자하나=국내기업들은 주로 관리·구매·판매 등 업무용 시스템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제조·금융·전자상거래 업종 모두 시스템 투자비중이 60%대에서 78.8%에 이르렀다. 3개 업종은 시스템 투자비중이 평균 78.8%였다.

올해도 마찬가지여서 2개 업종 시스템 투자비중이 78.6%에 달할 전망이다.

제조업종에서는 주로 판매관리통합시스템,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통합정보화시스템, 업무인프라, 재무정보시스템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금융업종에서는 정보시스템, 자동화기기 도입, 영업점 단말기지원, 신용카드시스템, 차세대 온라인시스템, 고객관계관리(CRM), ERP 등에, 전자상거래 업종에서는 거래시스템, 온라인거래 활성화, e마켓플레이스 시스템, 물류시스템, 액셀러레이터시스템 등에 각각 집중되고 있다.

반면 연구개발투자는 3개 업종 평균이 지난해 10.5%에서 올해 10.8%로 조금 높아졌을 뿐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들이 업무전산화와 전자상거래에 IT를 주로 이용하고 있고 연구개발부문의 IT도입에는 아직 미온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IT투자의 변수=IT투자를 늘리려는 기업들은 수익성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26.8%로 가장 많았다. 마찬가지로 IT투자를 줄이겠다는 업체들의 21.8%도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국내기업들의 IT투자는 수익성 여부에 크게 달려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투자를 늘리려는 기업들의 26.2%는 공격적 경영을 위해서라고 답해 수익창출을 위해 투자를 감행하는 기업도 많았다.

◇전자상거래 활성화 저해요인=IT 투자기업들이 전자상거래 활성화 저해요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표준화 미비(21.8%)였으며 동종업계간 협력부족(15.6%), 결제 및 보안상의 문제(15.5%), 법제도 미비(15.1%) 등이었다. 전문인력부족도 10.4%를 차지해 인력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지난해 초까지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CEO 마인드 부족, 투명거래에 따른 세원노출, 내부 조직원 반발 등이 이제는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사항은 각각 3.2%, 2.6%, 2.6%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전자상거래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