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멀티미디어 국내 진출-태풍인가, 잔바람인가

세계 톱5 그래픽업체, 한국에서도 ‘몸값’ 해낼까.

지난 1년여간 국내시장 진출에 필요한 사전 정지작업에 박차를 가했던 그래픽카드업체 앱솔루트멀티미디어아시아(대표 양얼 http://www.absolutemm.co.kr)가 최근 유통망 확보, AS센터 및 품질관리 센터 설립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본격 영업을 선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떤 회사인가=스웨덴에 본사를 둔 앱솔루트멀티미디어는 대만 리드텍, 아수스 등과 함께 엔비디아에서 신형 그래픽 칩세트가 출시됐을 때 이를 가장 먼저 테스트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정도이며 세계 5위권에 드는 그래픽카드업체라는게 업계의 평이다.

이 회사는 특히 유럽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연간 OEM 공급량이 500만대에 이르는 또 다른 그래픽카드업체인 3D 파워와의 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했다.

◇눈길 끄는 공격 경영=국내업체들이 긴장하는 것은 이 회사가 세계적 업체라는 점 이외에 국내 메이저 PC제조업체들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 공급까지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솔루트멀티미디어아시아는 지난해 10월 태화컴퓨터와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올 2월에는 용산에 AS센터를 오픈하는 등 유통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국내 OEM 시장진입을 추진중이다.

그래픽카드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OEM은 국내 업체들에는 가장 안정적인 시장 기반이라는 점에서 앱솔루트멀티미디어의 OEM 시장진입이 성공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앱솔루트멀티미디어는 이미 LG전자와 매달 2만대 규모의 OEM 계약을 체결,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일산에 품질관리 센터를 오픈, PC제조업체들의 품질관리 테스트에 대비하고 있다.

앱솔루트멀티미디어 한 관계자는 “LG전자 이외에 다른 메이저 PC제조업체들과도 OEM 공급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계약이 성사될 경우 현재 1000대 규모의 품질관리센터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양얼 사장은 “앱솔루트멀티미디어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검증됐으며 특히 그래픽 칩세트 제조업체인 미 엔비디아사로부터 직접 칩세트를 공급받아 이를 중국 및 대만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다”며 OEM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또 “그래픽 카드 생산을 국내업체에 OEM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수성 자신하는 국내업계=앱솔루트멀티미디어의 공격적 행보에 대해 국내업체들은 일단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는 일정부분 영향력을 확대하겠지만 OEM 시장에서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게 지배적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OEM 시장의 경우 기존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이 워낙 큰 데다 특히 메이저 PC제조업체들은 기술지원이나 품질에 대한 요구가 까다로와 지사 형태로 이를 모두 처리하기는 버거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IMF 이전에 대만 업체들이 몇 번 OEM 공급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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