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컨소시엄이 전통적인 세계결제망 ‘SWIFT’에 버금가는 글로벌 전자상거래(EC) 체계의 국제인증기관에 공식 회원사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자무역·B2B결제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아이덴트러스(http://www.identrus.com)에 국내 은행들의 컨소시엄이 가입을 위한 최종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가간 전자무역·B2B 결제서비스를 위해 3자간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빛·조흥·외환 3개 은행은 최근 아이덴트러스로부터 ‘레벨1’ 회원사 최종가입에 앞서 승인의향서(LOI)를 제출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아이덴트러스 레벨1은 무디스사의 신용등급 ‘BBB+’ 이상 까다로운 신용도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국내 은행들 가운데는 단 한군데도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곳이 없다. 하지만 정보기술(IT)로 상징되는 국내 디지털산업의 성장성을 내세워 3개 은행은 지난해 말 신용등급 대신 컨소시엄 구성을 조건으로 본사측을 방문, 적극적인 가입의사를 밝혀왔다. 한빛은행 김종완 e커머스센터장은 “그동안 전례가 없었던 만큼 당초 아이덴트러스 회원 가입은 불투명한 과제였다”면서 “하지만 한국 인터넷·전자상거래(EC) 시장의 폭발적인 잠재력과 위상을 인정해 컨소시엄 구성을 조건으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로 예정된 아이덴트러스의 이사회에서 가입이 정식 인정될 경우 국내 은행권도 시티그룹·ABN암로·도이체방크 등 세계 유수의 은행에 버금가는 등급으로 차세대 전자무역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아이덴트러스 레벨1 회원사는 최상위 인증기관(CA)을 잇는 상위 CA로 사실상 모든 개인·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전자무역·B2B·전자문서교환(EDI)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국가간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밑단에 등록기관(RA)을 거느릴 수 있는 등 공개키기반구조(PKI)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3개 은행은 다음달 공식 가입이 확정되는 대로 시스템 도입 및 인증센터설립에 착수, 연내 서비스 체계 구축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외환은행 백성기 e비즈니스부장은 “현재 3개 은행이 50억∼70억원 가량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시스템 도입과 인증센터 설립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개 은행 컨소시엄은 사업초기 국내 관련업계와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하고 IT업체나 타 금융권의 참여를 유도, 독립법인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외환·한빛이 공동 가입한 무역 EDI 서비스인 볼레로(http://www.bolero.net)와도 연계, 향후 전자무역 관련 일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3개 은행 컨소시엄은 국제거래를 위한 공동 지불게이트웨이(PG)도 연내 구축한 뒤 내년 초 한국무역정보통신과 공동으로 국가간 무역결제서비스에 곧바로 적용키로 했다. 또 개인·기업들의 국내 거래용으로는 별도의 공인인증서비스를 채용, 해외거래와 이원적 체계로 구축할 예정이다.
△용어설명=아이덴트러스
아이덴트러스는 지난 99년 ABN암로·BOA·체이스맨해튼·CITI그룹·도이체방크·바클레이·뱅커스트러스트 등 세계적인 8개 금융기관을 주축으로 설립된 국제 금융거래 인증서비스 연합체다. 아이덴트러스는 전자무역·B2B 등 차세대 국제거래 환경에서 공개키기반구조(PKI) 상의 최상위 인증기관으로, 기업 등 거래당사자들의 신원·거래내용을 인증하는 최종 책임을 맡게 된다.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공식 비준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참여중인 금융기관들의 자산총액은 3조5000억달러를 웃돈다. 이들 금융기관에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도 전세계 133개국에 100만개 이상에 달한다. 아이덴트러스 레벨1의 초기 가입비용은 회원사당 10만달러이며 인증서 발급건수를 기준으로 연간 사용료를 별도 납부하게 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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