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램코리아, 게임 로열티 실사 논란

게임직배사인 인포그램코리아(대표 김이근)가 최근 국내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이미 국내에 출시된 자사 게임 타이틀의 배급 및 유통 현황에 대한 대대적인 실사를 벌이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몇몇 업체의 경우 계약 위반사항이 드러나 그 처리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대적인 로열티 실사=인포그램코리아는 지난 3월초 법인설립을 마친 후 국내에 출시된 인포그램 타이틀의 유통 현황에 대한 실사에 나섰다. 단순한 배급 현황에 대한 조사가 아니고 국내 배급사들이 인포그램 본사와 맺은 계약 내용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조사하는 차원이다. 이번 실사 작업은 국내 배급사들이 제출한 판매실적 보고서와 라이선스 계약서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KS미디어·애니미디어·비스코·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 등 그동안 인포그램 타이틀의 유통 비중이 높은 4개사가 조사를 받았다.

◇계약위반 도마 위에=인포그램코리아는 이번 실사를 통해 KS미디어와 애니미디어 등 2개 업체의 계약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KS미디어(대표 차동준)의 경우 교육용 타이틀 10여종을 계약기간이 지난 후에도 유통시킴으로써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것. 애니미디어(대표 손재영)는 PC게임인 ‘롤러코스터 타이쿤’의 주얼을 판매하면서 당초 계약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판매하고도 이에 대한 추가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포그램 측은 이같은 계약위반 사례에 대해 추가 로열티를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인포그램코리아는 애니미디어 측과 롤로코스터 타이쿤의 주얼 판매에 대한 추가로얄티 금액을 놓고 협상 중이다.

하지만 KS미디어 측과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인포그램은 KS미디어가 계약위반으로 수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이를 환수하는 한편 10여종의 교육 타이틀에 대한 판매권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KS미디어는 모기업인 경수로부터 분사하기 전에 이루어진 계약 관계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파악할 수 없으며 설령 추가로열티 지불에 대한 협상을 하더라도 현재 판매 중인 인포그램 타이틀의 배급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KS미디어가 수억원에 이르는 추가로열티를 일시에 지급할 능력이 없는데다 인포그램 측이 타이틀 배급권을 회수할 경우 사업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포그램 측은 KS미디어가 끝까지 로열티 지급을 거부할 경우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세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반응=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없던 시어머니’가 생겼다는 반응이다. 이번 실사 작업은 앞으로 인포그램을 비롯한 세계적인 게임배급사들이 한국 지사를 통해 게임 타이틀의 배급 현황을 일일이 챙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게임 메이저배급사들이 국내 시장의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사 입장만을 강요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거액의 로열티를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중소 게임업체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도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EA코리아와 동서게임채널이 예전에 이와 유사한 문제로 대립하다가 서로 양보해 절충안을 찾았듯이 이번 사태도 타협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포그램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실사는 인포그램 아태 본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관행이란 미명 아래 묵인돼온 왜곡된 국내 시장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한 조치”라면서 “로열티 추가 징수는 큰 문제가 없는 한 상식선에서 절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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