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 특허기술 옥석가리기 한창

연구기관들이 특허기술 ‘옥석가리기’를 통한 특허기술 구조조정 및 선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최근 고등기술연구원이 기술이전센터를 설립하고 특허기술 이전에 나섰으며 타 민간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들도 보유특허를 이전하거나 정리하는 등 특허 유지비용 절감과 특허기술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례=고등기술연구원(이사장 김덕중)은 최근 기술이전센터를 설립하고 보유기술 이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등기술연구원은 기술이전센터를 통해 벤처기업인 네오포텍과 아이엠티에 광촉매기술과 용접용 로봇 제어 특허를 이전했으며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에 나설 방침이다. 또 고등기술연구원은 매분기 특허협의회를 개최, 더이상 특허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특허는 과감히 포기하고 양질의 특허만 보유키로 했다.

과제수행 전후 특허심의위원회를 열고 특허등록 및 유지여부를 검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원장 손욱)도 앞으로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 특허관리’를 모토로 특허의 질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삼성종기원은 이러한 특허선진화를 통해 양질의 특허만을 보유하고 특허 유지비용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국생명공학연구원(GERI)·한국전기연구원(KERI) 등 국책연구기관도 보유 특허의 이전 및 정리에 적극적이다.

◇이유=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전에는 ‘일단 출원하고 보자’는 인식이 팽배해 특허를 양산했지만 최근에는 경기위축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에서 특허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유특허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 이전할 특허와 정리할 특허를 가려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필요없는 특허를 정리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휴면중인 특허기술의 경우 계속 쥐고 있기보다는 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부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핵심기술특허만을 보유해도 상당한 로열티 수입을 올릴 수 있어 특허 ‘가지치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과=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고등기술연구원의 경우 기술이전과 특허정리를 통해 현재 연간 3억5000만원인 특허 유지비용을 1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종기원 등 타 연구기관도 이같은 작업을 통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작업이 기업간 기술거래를 활성화시켜 현재 16.7%에 불과한 민간기업간 기술이전실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균 고등기술연구원 기술이전센터장은 “현재 출원 특허 중 3%만 제대로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제는 제대로 된 특허만 보유하는 실적위주의 특허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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