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한반도 디지털맵 구축

◆이재화 한국GIS전문가협회 부회장 gis1004@intizen.com

남북 실향민 1세대는 이미 운명을 달리했거나 고령으로 일상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으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는 현실이다.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하루 빨리 이뤄져 이들의 고통이 끝나고 한민족이 세계의 주인공으로 도약, 우리 조국이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합류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지금부터 여러 분야에서 착실히 준비함으로써 물리적·정치적 통일이 머지않은 미래에 분명히 우리에게 다가오리라 확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6·15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남북통일을 전제로 한 남북교류사업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생활 편익 증진,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한 행정의 과학화를 꾀해 국가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코자 출범한 한국GIS전문가협회에서도 GIS를 이용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디지털 지도제작사업을 통해 사이버 통일 코리아를 실현할 것을 제안해본다.

협회는 GIS를 이용한 남북교류사업이 통일된 디지털 코리아를 기반으로 해 실제 통일을 위한 많은 일들을 추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경제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협회에는 북한 GIS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매우 부족한 상태다(국가적으로도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본 제안이 현실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제안의 첫번째는 남북 GIS단체의 상호협력기구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이다. 협회는 현재 아시아 GIS 국가연합기구 설립을 위해 중국·일본과 협의 중이다.

둘째, 남북 GIS 엑스포(기술 세미나 포함)를 개최하는 것으로 상호 GIS 수준에 관한 이해를 돕는 데 필수적인 사안이다.

셋째, 현재 추진 중인 남북 공동관심사업 가운데 GIS를 적용하는 사업으로 △고향산천의 3차원 지도제작서비스를 통한 이산가족 찾기 사업(남북 상호 실향민 고향찾기 서비스) △관광정보 웹과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사업 △북한의 대학에 GIS학과 개설 지원(교수·장비·소프트웨어·지원금 등) △경원선 등 철도 복원사업에서의 각종 시설물 관리 등을 들 수 있다.

넷째, 앞으로 상호협의해 추진 가능한 사업 분야로 △남북한 통일지도 공동제작(지도 표기법 남북 표준화 협의 등 포함) △물리적·정치적 통일에 앞선 디지털 맵으로 사이버 국토통일 실현 △국제 연구사업 개발(비무장지대의 자연생태와 환경조사 사업, 두만강·압록강 개발사업 등) △고고학 공동연구사업 △남북 연계 관광정보 웹사이트 구축 등이 있다.

위의 사업은 정치적·사회적 통일에 버금가는 의미를 지니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협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북한 당국과 GIS 교류 활성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우선은 국가GIS(NGIS) 추진사업에 북한 지원사업을 추가해 적절한 예산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NGIS 기본법·시행령의 개정이 필요하며 북한 GIS사업에 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이 따라야 한다. 이는 북한 GIS사업 전문펀드 조성 등의 방법과 연계해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북한 GIS사업 참여 회사에 대해 사전 신고와 협회에서 추천하는 업체 등으로 자격심사를 강화해 교류사업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 사업에 앞선 홍보와 협력기구 승인에 따른 예산지원은 필수적이다.

모든 분야에서의 남북교류사업이 그렇듯이 사전의 철저한 준비, 확실한 사업계획 수립 없이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치밀한 청사진 위에 남북 상호공동번영이라는 대명제를 전제로 차근차근 발을 내디뎌야 한다. 바야흐로 안팎에서 무르익어가는 교류사업이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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