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지방시대>(1)부산IT산업협의회 노범석 회장

‘사람과 회사는 서울로.’

21세기 본격적인 지방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사회구조의 현주소다. 시장개척과 정보습득이 쉽다는 이유로 지방에 기반을 둔 많은 기업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즈음이면 ‘돈 되는’ 서울에서 판을 벌이는가 하면 지방사람들로 툭하면 중앙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지방이라는 환경이 지방사람들에게는 ‘성장의 장애요소’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오히려 이를 경쟁력 우위를 다지는 발판으로 삼아 지방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도전, 지방시대’로 지방에서 묵묵히 자신의 터를 다져가는 사람들과 기업들에 다가가본다. 편집자

부산IT산업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노범석 한빛미디어 사장(39)은 부산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벤처기업인 중 한사람이다.

그는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사업아이템을 찾던 중 인터넷과 터치스크린이 결합된 웹키오스크를 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벤처창업에 착수해 97년 9월 한빛미디어를 설립하고 키오스크 개발을 시작, 지금은 키오스크 분야에서 ‘부산 최고의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98년 부산진구청에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강서구청·교육문화회관·동서대 등 부산지역 주요기관과 대학 등 10여개소에 키오스크를 공급해 시장기반을 확보했다.

“많은 벤처기업이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핵심 기반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핵심기술 개발업체는 서울업체든 지방업체든 소재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핵심기술의 개발보다 시장성에 초점을 둔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역벤처기업들이 서울에 집중되는 것은 개발기술을 너무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시장성에 초점을 둔 응용기술 개발업체는 지역업체로서의 입지적인 잇점을 살리는 것이 오히려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 노 사장의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웹키오스크를 주력사업으로 삼아 부산지역에서 시장기반을 다지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빛미디어는 웹키오스크 개발을 통해 축적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기술을 기반으로 부산 북구청의 사이버상가와 아이즈비전 홈쇼핑 등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하는 등 웹사이트 구축사업에 나서고 있다. 또 그동안 축적한 자료를 활용해 지역정보와 해양레포츠 등 지역특화정보를 콘텐츠로 활용한 부산시티와 해양레포츠 등의 사이트를 개설했다.

특히 웹키오스크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와 무선통신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항상 2∼3년 후의 시장을 내다보고 사업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기업 경영에 대한 꿈을 갖고 착실히 사업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신발 제조업체와 의류회사에서 1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통해 사회경험을 쌓았다. 특히 의류회사의 기획실에 근무하면서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과 브랜드 개발작업에 참여해 디자인 감각을 쌓았다. 이러한 직장경험이 디자인을 중시하는 웹키오스크사업을 영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 것이다.

노 사장은 “지역 정보기술(IT)업체들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상호협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지역 IT업체들도 기술교류와 공동 마케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상호협력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라며 “지역 IT산업의 미래가 밝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산소프트웨어지원센터내 입주업체 단체인 부산IT산업협의회 회장으로 재신임을 받아 지역업체간의 기술교류 및 상호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이업종 교류회인 21세기벤처클럽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교류활동을 통해 지역 IT업체로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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