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CEO 찾기 난관

“CEO를 찾습니다!”

포털업체 야후가 최고경영자(CEO)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회사의 간판이나 다름없던 팀 쿠글 회장의 퇴임 이후 흔들리는 야후호의 방향타를 담당할 신임 선장을 물색하고 있음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야후는 지난달 초 쿠글의 사임설이 나온 직후부터 CEO를 찾기 시작했다. IT업계에서부터 미디어업계에 이르기까지 찾아 헤맸지만 성과가 없다.

최근에는 전임 BMG엔터테인먼트의 스트라우스 젤닉을 적임자로 보고 영입하려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닉은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베르텔스만의 미국측 자회사인 BMG의 사장 겸 CEO를 역임하는 등 미디어 부문을 비롯해 음악·TV·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 야후호의 차기 선장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젤닉이 야후호의 승선을 수락하지 않은 이유는 야후가 놓인 상황을 타개할 자신이 없어서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누가 맡아도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들은 “야후의 상황이 회복되기 전에 CEO를 맡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7500만달러의 연봉도 많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여기에다 쿠글의 그늘도 부담스럽다. 지금까지의 업적은 차치하고 라도 침착성, 결단력, 자신감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쿠글의 캐릭터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후임자로서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프 맬럿 부사장 겸 COO가 쿠글의 후계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원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야후 측은 적어도 5명 이상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다. 세계 유수의 미디어그룹 사장도, 포천 10대 기업의 e커머스 부문 사장도 있었다. 또 전통제조업 소비제품 업체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야후 CEO를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야후는 새 CEO를 쿠글과 마찬가지로 헤드헌터를 통해 외부에서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시장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올 여름이면 인터넷 업체들의 자금이 고갈되고 야후의 주 수익원이던 광고시장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글의 사임 역시 경영악화가 주요 이유였는데 설상가상으로 “야후의 어려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돈다.

여기에다 마케팅담당 CEO인 아닐 싱을 비롯해 캐나다 책임자, 유럽담당, 아시아담당 등이 연달아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의 주가는 추락일변도다. 한마디로 CEO 자리를 이 이상 비워놓을 경우 회사의 앞날을 보장받을 수 없는 형국이다.

쿠글의 빈자리가 점점 더 커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최대 검색업체인 야후의 CEO 검색작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