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동호회가 「학습의 장」으로 변모

그간 벤처 창업붐과 함께 늘어났던 각종 벤처동호회(커뮤니티)들이 기존 정보교류·사업제휴 등 단순목적에서 벗어나 학습의 장으로 까지 활용하는 등 활성화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경쟁적으로 수개의 모임에 가입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내세웠던 과거와 달리 보다 실속있는 모임의 성과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실무중심의 커뮤니티는 물론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대기업 및 중소·벤처기업 IT담당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코리아벤처포럼은 지난 1월부터 정보화가전·금융상품·투자지원 등 3개 분과를 구성해 매달 분과별로 관련주제를 설정,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코리아벤처포럼은 최근 각 분과별로 세분화된 소모임이 활발히 결성돼 회원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이코퍼레이션의 eCEO 과정 수강생들의 친목모임으로 시작된 디지털경영인협회도 이달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수요디지털세미나’를 갖고 있다. 보통 20∼30명의 기업대표들이 참석하는 이 세미나에는 회원사의 사업모델 설명에 이어 제휴전략·수익모델링·기업비전 등에 대한 회원간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임의 교육담당 부회장인 허욱 CBS인터넷 사장은 “이제 닷컴경영에도 인맥형성을 위한 모임보다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보교류와 학습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화여대 출신 IT업계 종사자들이 지난해 9월 구성한 커뮤니티인 ‘이화IT’, 매달 둘째주 화요일 정기모임을 갖는 이 모임은 최근 ‘벤처CEO의 역량강화’ ‘IMT2000 기술 및 동향’ ‘정보화시대 여성의 역할’ 등 총 6개 주제와 관련된 초청 강연과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창회 등 다소 폐쇄된 성격을 가진 모임의 경우 회원들이 함께 회원사를 돌아가며 방문, 기업의 연구개발현황·경영상황 등 전반적인 사업내용을 듣고 의견을 교환하는 이른바 ‘라운딩 미팅’을 갖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당수 커뮤니티들이 구체적인 모임의 성격과 지향점을 찾지 못하고 유야무야 유지되거나 해체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제는 모임의 규모나 인지도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들의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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