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시장 새판 짠다](하)시장재편 어떻게 되나

농수산방송과 우리홈쇼핑, 연합홈쇼핑 등 3개 TV홈쇼핑 사업자가 새로 선정됐지만 당장 TV홈쇼핑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업체들이 올 하반기에나 방송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업체와 기존업체의 전력이 드러나는 시기는 향후 2∼3년이 지나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신규 TV홈쇼핑 3사가 가장 먼저 돌파해야 할 장벽은 코 앞에 닥쳐 있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하 위성방송)이 오는 12월 본방송 실시를 위해 5월 말까지 프로그램공급업자(PP) 선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에따라 기존 PP는 물론이고 방송위원회에 새롭게 등록한 신규 PP들이 위성방송에 채널을 송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신규 TV홈쇼핑 3사도 여유를 가질 상황이 아니다.

기존 TV홈쇼핑 업체들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홈쇼핑의 의무전송조항이 사라진 상황에서 다른 PP들과 마찬가지로 동일 선상에서 심사를 받아야 할 입장이다.

이에따라 기존 TV홈쇼핑 업체와 신규 업체들은 위성방송을 놓고 치열한 1차전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신규 3사는 위성방송의 PP사업자로 채택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첫째는 위성방송이 공익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위성방송이 한국통신과 KBS·MBC 등 공기업들이 대거 참여했을 뿐 아니라 사업계획 상에서도 국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방송산업의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익성에서 높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TV홈쇼핑 3사도 방송위의 사업자 선정 심사에서 공익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는 기존 SO와 경쟁관계에 있는 위성방송으로서는 SO와 차별화돼야 할 필요가 있는데 신규 TV홈쇼핑을 편성할 경우 분명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기존 TV홈쇼핑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당한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규 TV홈쇼핑 업체들이 특정 상품에 편중된 반면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에서 승리한 업체가 향후 케이블TV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위성방송을 놓고 벌이게 될 1차전의 결과가 향후 쇼핑 시장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위성방송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 기존 SO와 신규 SO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장기전의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SO의 경우 일단 올해의 채널전송 계약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신규 TV홈쇼핑 업체들이 치고 들어갈 여지는 없다. 그러나 내년 시장을 겨냥해 하반기부터 SO의 송출권을 따내기 위한 TV홈쇼핑 업체들의 줄다리기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우호적인 SO확보를 위해 지분매입에 열을 올려왔다. 그 결과 LG의 경우 20여개 SO에 지분을 출자했으며 CJ도 10여개의 SO에 지분을 투자한 상태다. 또 CJ의 경우 타 복수SO 및 PP(MSP)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대방 채널을 송출해주기로 하는 등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규 TV홈쇼핑 업체들의 SO 끌어안기도 기존 업체에 못지 않을 것을 전망이다.

우리홈쇼핑의 경우 20∼30개의 기존 SO와 중계유선에서 전환되는 SO를 컨소시엄에 끌어들이거나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농수산방송과 연합홈쇼핑도 SO를 파트너로 잡기 위한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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