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시장 새판 짠다](2)중. 신규 업체 사업전략

LG홈쇼핑과 CJ39쇼핑 등 두 업체가 나눠 가졌던 TV홈쇼핑 시장이 농수산방송과 우리홈쇼핑, 연합홈쇼핑 등 3개 TV홈쇼핑 사업자의 참여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신규 사업자의 등장은 TV홈쇼핑의 다양화와 전문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농수산방송의 경우 농수산물의 전문 유통을 표방하고 있으며 우리홈쇼핑은 지방 중소기업 제품을, 연합홈쇼핑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각각 주요 상품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은 TV홈쇼핑을 통해 보다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한국농수산방송(대표 이길재)은 농어민과 소비자를 위한 농수산 전문방송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농수산방송은 안전성과 품질이 검증된 우리 농수산물과 식품을 소개함으로써 다른 TV홈쇼핑 업체들과 차별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농수산방송은 기존 홈쇼핑 업체들이 판매하는 상품 중 농수산물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산 등 수입 농수산물이 넘치고 있는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수산물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경우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농수산물의 경우 복잡한 유통단계로 인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 유통마진이 3∼4배에 달하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에 TV홈쇼핑을 통해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일 경우 생산자는 적정한 이윤을 보장받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농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수산방송은 이러한 점을 집중홍보해 조기에 안정적인 소비자집단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농어민 입장에서 홈쇼핑 방송을 운영함으로써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와 수시로 변하는 시장의 요구를 제때에 전달, 영세한 농어민들이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맞서 우리홈쇼핑(대표 조창화)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우리홈쇼핑을 이루고 있는 주주들이 영남권을 대표하는 아이즈비전, 호남권의 행남자기, 중부권의 대아건설 등 지방의 중소 및 중견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홈쇼핑은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명분에 맞게 중저가대의 중소기업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식품·주방용품·생활용품·침구·침장류·이미지용품 등 중소 전문업체 제품의 판매 비율을 80% 선으로 잡고 있다.

전국 각지의 110여개 업체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상품을 공급하는 생산업체와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해 적정마진을 보장해줌으로써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홈쇼핑(대표 이병규)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전국 8개 백화점과 물류·정보통신·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컨소시엄의 이미지에 맞도록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연합홈쇼핑은 백화점 운영을 통해 쌓아온 우수 상품관리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우수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경우 단조로운 생활용품만을 구매해 왔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연합홈쇼핑은 장애인총연맹 등 각종 장애인 단체를 주주사로 영입한 것과 관련해 소외계층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한편 수익 발생시 장애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이익을 돌려주는 등 공익 실현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신규 TV홈쇼핑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판매하는 각종 상품들은 이미 기존 업체들이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기존 TV홈쇼핑 업체들이 취급하지 않는 제품을 보다 다양하게 공급한다는 당초의 목표를 실현하기보다는 서로 유사한 제품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규 TV홈쇼핑 업체들이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을 누가 빨리 만들어 나갈 것이냐에 달려있다. 5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타 업체들과 분명하게 차별화돼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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