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CeBIT에서 휴대폰업계 빅3인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이 무선인터넷 규격을 채택한다고 발표해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 3사를 비롯한 주요 통신사업자들은 PC용 홈페이지도 열람할 수 있는 새 언어인 「XHTML」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규격을 도입해 「휴대기기와 PC의 통합」을 이뤄가기로 했다. 이 발표는 단말기 시장을 주도하는 3사가 모여 무선인터넷 시장의 활성화를 모색하기로 한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크게는 무선인터넷 부문에서 일본에 뒤져 있는 미국이 유럽과 손잡고 본격적인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무선인터넷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선 NTT도코모의 「i모드」를 내세워 도약단계에 들어선 일본과 달리 미국의 무선인터넷 시장은 태동기에 있다. 무선인터넷 인프라 구축도 빠르지 않고 주파수도 충분하지 않다.
우선 미국은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무선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이동전화 보급률이 낮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보면 36%에 그친다. 따라서 이동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그 이유는 첫째, 무선인터넷 서비스 초기에 타깃고객을 선정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가입자를 겨냥해 서비스를 개시한 일본이나 유럽과 달리 POS(Point of Sale)나 보안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무선인터넷 서비스 확산에 필요한 일정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둘째, 지난 95년 5월 기준 미국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70% 이상이 아날로그망을 통해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날로그망은 서비스 제공범위가 제한돼 있어 결국 미국 인구의 55% 정도만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는 사업자나 전국 규모의 사업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동전화사업자들도 자국내 이동사업자들의 경쟁심화 및 가입자 이탈률 증가, 일본과 유럽 무선인터넷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자극받아 아날로그 중심의 이동통신망을 디지털화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벨애틀랜틱 모바일·GTE·보다폰 에어터치가 합병해 미국내 최대 이동통신서비스업체로 부상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마이 VZW」라는 무선 포털서비스를 통해 e메일, 기상정보, 스포츠정보, 여행스케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2위 업체인 AT&T와이어리스는 지난해 5월 이후 「디지털 포켓넷」이라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기존 음성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6.99달러를 추가로 내면 이동전화로 e메일과 팩스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또 향후 무선인터넷의 주 이용고객이 될 10대들을 확보하기 위해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제공, 선불카드, 패밀리 플랜 등과 같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들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스프린트PCS. 이 회사는 미국 업계 최초로 차세대(3G) 무선네트워크 서비스를 개시키로 했다. 올해 안에 CDMA2000방식 무선네트워크 서비스를 개시, 내년 상반기 중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당초 일정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스프린트 측은 네트워크가 3G방식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어 조기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프린트PCS는 올해 안에 14만4000bps급 서비스에 나서고 내년 말 30만7000bps, 오는 2003년에는 2.14Mbps를 거쳐 3.5Mbps급까지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올해 안에 3G 서비스용 단말기를 출시하기 위해 루슨트테크놀로지스·모토로라·퀄컴 등과 협의하고 있다.
이밖에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준비하는 곳으로는 보이스스트림와이어리스가 있다.
한편 지난 99년 800만명이던 미국의 무선인터넷 가입자 수는 지난해 1340만명을 거쳐 올해는 2배 증가한 2480만명, 내년에는 4660만명, 오는 2003년에는 836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04년에는 1억2630만명으로 서유럽 및 아시아·태평양에 이어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비스 확대에 발맞춰 단말기 기술 역시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무선인터넷 접속용 단말기들이 붐을 이루면서 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단순한 개인정보관리 수단으로 출현한 PDA가 무선인터넷의 발달로 대표 단말기로 각광받고 있다.
개발당시 전자수첩에 불과했던 PDA는 외관상 큰 변화 없이 기능상으로 엄청나게 발전했다. 향후 무선인터넷 시대에 선호되는 단말기로 PDA를 지적한 응답자가 압도적이었다는 조사도 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컴퓨터가 그 뒤를 따랐다.
PDA를 통해 개인정보관리는 물론 e메일, 쇼핑, 주식거래, DB검색 등 PC를 통해 처리하던 모든 일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의 PDA제품들은 대부분 HTML이나 TCP/IP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일부는 향후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자바기능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다.
기기별로는 팜계열 PDA들이 세계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무선인터넷 서비스 단말기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CE계열 등이 멀찌감치 떨어져 그뒤를 따르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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