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홈쇼핑사업자 선정 결과가 유통·물류업계의 신규사업 구도에 심각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3대 유통기업 가운데 현대백화점만이 사업권을 획득,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날개를 얻은 반면 롯데·신세계는 헛물만 켜게 된 셈이다. 특히 홈쇼핑 시장의 성장가도를 고려할 때 대형 유통그룹들로서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는 발판이었던 만큼 향후 e비즈니스 추진 전략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유통기업들은 이번 홈쇼핑사업자 선정 결과가 자사 신규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파악 중이며 현재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3대 유통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홈쇼핑 채널을 획득한 현대백화점은 이번 사업권 확보로 현대백화점·지방백화점·호텔현대 등 오프라인 유통망 및 e현대백화점(http://www.e-hyundai.com)과 함께 삼각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e현대 관계자는 “기존 유통망과 공동물류거점을 구축하고 e현대의 인터넷사업과 연계하는 등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조만간 백화점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연계전략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특히 그룹 내 공동물류사업에 총력을 싣기로 했다. 도매물류 계열사인 한국물류와 소매물류 전문업체인 현대택배 등을 중심으로 백화점 그룹 내 3자 물류체제를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한국물류 관계자는 “홈쇼핑사업자 선정을 포함, 이미 그룹내 공동물류사업을 위해 계열사들과 특별전담팀을 구성해 협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유통시장 1위인 롯데 측은 이번 홈쇼핑 탈락으로 내부적인 충격이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온오프라인·무선인터넷 등 차세대 e비즈니스 추진 전략에서는 향후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닷컴·모비도미·롯데로지스틱스·롯데백화점·롯데마그넷 등 주력계열사들과 함께 유통시장을 전방위에서 장악할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며 “지금도 케이블TV와 위성방송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롯데로지스틱스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그룹 내 공동물류 구축사업에는 당장 큰 진통이 예상되며 모비도미와 함께 구상한 무선인터넷 연계 전략도 물 건너간 셈이 됐다. 롯데는 이번 홈쇼핑 탈락과 관련, 실무추진팀에 대해 내부적인 문책을 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현대에 비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신세계는 비교적 담담한 반응이다. 신세계그룹 기획팀 관계자는 “홈쇼핑 진출에 대비해 장애인 등 특정계층을 겨냥한 마케팅 계획과 신세계닷컴(http://www.shinsegae.com) 중심으로 온라인사업을 연계하는 전략을 수립했다”며 “총력을 기울인 사업은 아닌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신세계는 계열 물류전문업체인 세덱스를 통해 그룹 내 공동물류사업을 전개하려던 구상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밖에 한솔CSN도 사업자 선정 탈락으로 사이버물류(일명 4자물류)사업 확대 진출에 암초를 만나게 되는 등 이번 홈쇼핑사업자 선정 결과가 당분간 유통·물류업계의 e비즈니스 전략에 미치는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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