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통신업체 어부지리

제3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싱가포르와 홍콩,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통신업체들은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awj.com)에 따르면 IMT2000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매입 비용이 지난해 4월 영국이 첫 경매를 실시할 때만 해도 1㎒에 약 10달러에 달했으나 그 후 독일(9.4달러), 프랑스(5.3달러), 네덜란드(2.7달러), 호주(0.48달러)에서 사업권 가격이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그림참조

이의 영향으로 이달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홍콩과 타이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잇달아 실시되는 IMT2000 사업권 경매 가격은 유럽보다 더욱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먼저 4개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하는 싱가포르는 지난 2월로 예정됐던 사업자 신청기간을 23일까지 3달 가량 늦췄지만 기존의 3개 이동통신 사업자들만 경매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최저 응찰가격까지 1억5000만 싱가포르달러에서 1억 싱가포르달러(약 730억원)로 대폭 낮췄지만 외국 통신업체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표참조

역시 4개 사업자를 선정하는 홍콩은 1차 심사를 통과한 업체들간에 제한적인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경매대금 납부도 사업자들의 초기 투자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꺼번에 받지 않고 서비스를 시작한 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징수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비해 3개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하는 타이완은 아직 사업자 선정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경매를 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분석가 로스 오브리안 씨는 “올해 선정되는 아시아 지역 IMT2000 사업자들은 지난해 선정된 유럽 사업자들에 비해 무엇보다도 초기 투자부담이 적게 드는 등 후발주자로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각국은 또 인구밀도가 높고, 오랫동안 PC에 의존해온 미국인들에 비해 신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 IMT2000 사업자들에게 희망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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