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식 나라비전 사장 yshan@kebi.com
국내외 인터넷 기업이 너도나도 콘텐츠 유료화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다. 유료화만이 기업이 성장, 아니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밀어붙이고 있다. 불과 1년전 인터넷 기업 가운데 대부분이 수익모델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던 때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같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유료화 모델을 제시해 성공했다는 이야기들은 찾기 어렵다. 대신 유료화로 인한 수입보다는 유료화를 통해 회원수나 광고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더욱 어려움에 처했다는 어두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테헤란밸리 사람들은 이런 분위기에도 보다 완전한 콘텐츠 유료화 방안을 찾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유료화를 위해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인프라에는 너무도 무관심하다. 즉 유료화를 위해 갖추어야 될 시설 및 제도는 아직 많이 허술하다는 이야기다.
가장 먼저 언급할 부분은 바로 네티즌이 안심하고 콘텐츠를 구입하고 대금을 지불할 결제시스템이다. 지금은 사용자가 이용한 콘텐츠 및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려 해도 사용할 수 있는 지불수단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물론 신용카드나 무통장입금, 선불카드, 휴대폰결제 등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개인정보 유출과 이로 인한 금전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아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둘째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는 회원확보만을 우선시 한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다. 소규모 닷컴기업들은 사용자의 급증에 대비한 대용량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만 추가해 나갔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채 구축하기도 전에 반짝 이벤트를 통해 몰려드는 회원 때문에 서비스가 중단되기 일쑤다. 이같은 불완전한 서비스는 안정성이 관건인 온라인 서비스 업체에는 치명적인 오점으로 기록된다.
셋째는 비즈니스 모델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대다수 인터넷 기업들은 야후가 만든 광고모델이 수익모델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수없이 생겨난 인터넷 업체들이 극히 제한적인 광고시장만을 겨냥하여 사용자를 확대하다 보니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야후조차 그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인구가 17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용자를 가진 인터넷 비즈니스를 제대로 가꾸는 것은 인터넷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유익한 콘텐츠가 제공되는데 왜 이용자들은 돈을 내려 하지 않는가』라고 성급하게 묻기 전에 인터넷 사업자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유료 서비스에 대해 기꺼이 주머니를 열 수 있도록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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