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업체인 한국기술투자(KTIC)의 서갑수 회장의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분출자사의 경영에 적지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특히 출자사중 올해 코스닥등록을 준비하는 업체들은 등록이나 증자 등 자금조달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코스닥등록이나 증자시 한국기술투자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기업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현재 총 280여개의 업체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코스닥등록을 준비하는 곳만도 나눔기술, 네이버, 메타랜드 등 30여개 업체에 이른다. 코스닥등록업체중 다산인터네트, 서울시스템, 피코소프트 등 12개사에 대해 10%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술투자는 『이번 사건으로 회사의 자산유출이나 조합자산에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 및 조합원의 자산 안정성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한국기술투자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출자사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술투자의 출자사인 N사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와 관련 여부를 묻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한국기술투자의 임원진들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출자사들이 유·무형의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벤처캐피털업체가 벤처기업 육성보다는 머니게임에 열중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다수 관련업체들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난마저 감수해야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한국기술투자에 대한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경영진의 비리로 그동안 벤처캐피털업계에서 쌓아온 한국기술투자의 업력에 커다란 멍애를 뒤집어 썼기 때문이다.
남민우 다산인터네트 사장은 『벤처기업은 그간 한국기술투자의 투자만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며 『장기간 투자로 벤처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을 지원하던 한국기술투자의 위기를 보면서 벤처기업인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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