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유통EDI, 독립법인체 추진

국내 유통 전자문서교환(EDI)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데이콤이 자사 사업부를 분사, 대형 유통업체들과 공동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데이콤 ASP사업팀 이형식 팀장은 22일 『통신서비스는 데이콤을 그대로 활용하는 대신 EDI를 포함한 유통ASP사업부는 유통업체들과 합작사 형태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데이콤은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신세계이마트·롯데마그넷·현대백화점·LG유통·한국까르푸 등 5개사에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다음주 중 유통부문 e마켓위원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이같은 행보는 현재 신세계이마트 등 일부 대형사들이 독자적인 EDI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등 유통 EDI환경의 표준화에 심각한 균열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자부 유통서비스산업과 관계자는 『EDI를 유통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할 경우 중복투자는 물론 향후 업종 공동의 B2B 확산에도 심각한 장애를 유발할 것』이라며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조율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데이콤과 산자부는 유통EDI사업부를 분사, 유통업체들과의 지분참여를 통해 독립법인으로 설립하는 방안이 유통업체들의 이탈방지와 향후 공동 e마켓 구축 등에도 적합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에 대해 정작 참여대상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그넷 관계자는 『현행처럼 데이콤내의 EDI를 그대로 써도 무방한 상황에서 굳이 지분출자를 통해 독립법인화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참여여부는 일단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로서는 협소한 유통EDI 시장을 겨냥한 전문업체 설립이 수익창출 및 자본이득에도 실효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세계이마트의 경우 자율적인 시장경쟁 논리 등을 내세워 이같은 방안에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데이콤 EDI와는 별개로 독자서비스를 준비하는 이유는 단일업체 의존에 따른 폐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합작법인에 대한 출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데이콤 EDI사업부 분사문제는 국내 유통 B2B환경의 표준화 확산 및 시장경쟁 논리의 첨예한 대립과 맞물려 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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