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6)게임-「게임 강성대국」꿈이 익는다

게임이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게임은 인터넷 콘텐츠산업의 발달과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연평균 30% 이상의 고도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게임산업의 해외 경쟁력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아케이드게임은 최근들어 수출경쟁력이 다소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태 지역에서 일본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수출강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PC게임의 경우 지난해부터 국산 대작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시도돼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세계시장에 무혈 입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시장 미비로 어려움을 겪었던 가정용 콘솔게임의 경우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게임이 국가전략산업이자 수출주력산업으로서 비상을 앞두고 있다.

◇ 얼마나 수출했나 =게임이 수출 유망 산업으로 부각된 것은 지난 99년이다. 당시 국내 업체는 아케이드게임 분야에서만 9350만7000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등 전체적으로 1억765만7000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5.7% 줄어든 1억15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수출 주력품목이었던 댄스게임기의 퇴조로 아케이드게임 부문의 수출이 전년대비 19.8%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PC게임은 전년의 1221만달러에 비해 100% 늘어난 240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 그동안 외산에 밀려 내수시장도 지키지 못했던 국산 PC게임들이 수출 주력품목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온라인게임 분야 역시 25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게임 수출규모가 소폭 감소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업소용 게임 중심의 수출에서 PC게임, 온라인게임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임병수 국장은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의 경우 2550만달러 수출을 기록, 전년도에 비해 100% 내외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업소용 게임 중심의 수출구조가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2억달러, 2003년에는 3억달러 어치를 수출해 게임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 PC게임 분야의 성공사례 =지난해 하반기부터 PC게임,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가정용 콘솔게임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선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이들 분야에서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우선 PC게임 분야에서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게임 벤처기업인 판타그램은 자체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를 전세계 30여개 국가에 판매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미국의 유명 배급사인 GOD를 비롯해 세계 주요 배급사로부터 30여만장의 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100만∼150만장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 계획대로라면 판타그램은 국산 게임 하나로 전세계

에서 4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국산 PC게임의 명가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 역시 자체 개발한 「창세기전」시리즈를 일본·대만·중국 등지에 19만장 정도 수출했다. 이밖에도 지씨텍·재미시스템·동서게임채널·이투소프트·조이맥스 등 PC게임업체들이 미국·유럽·대만·태국 등지의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자체 개발한 국산 PC게임을 잇따라 수출하고 있다.

◇ 새로운 시장 공략 =전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은 독보적인 입지를 바탕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우선 온라인게임의 경우 기술력이나 시장여건 등을 감안할 때 전세계적으로 수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의 모임인 온라인게임협회(GOGA) 방갑용 회장은 『온라인게임 분야는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으며 미국이나 일본 업체들이 우리나라 업체와 제휴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수많은 국산 온라인게임이 전세계로 진출하고 있어 향후 주력 수출품목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확신했다.

실제로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엔씨소프트·넥슨·제이씨엔터테인먼트·태울 등이 중국·대만 등 아시아지역 공략을 시작했으며 그 영역을 전세계로 확대하는 추세다.

또한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컴투스를 비롯한 50여개 전문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게임을 바탕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

PDA분야에서는 지오인터랙티브·미미르 등 전문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게임을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며 비디오 콘솔게임의 경우 아오조라와 디지털드림스튜디오가 각각 일본 소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또한 게임리그 전문업체인 ICM(대표 오유섭)이 문화관광부·삼성전자 등과 공동으로 전세계 25개국의 국가대표급 게이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제1회 월드사이버게임즈」를 12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게임리그 분야에서 한국이 종주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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