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美 MIT대학이 개발한 마이크로 비행로봇
일반로봇이 밀리미터(㎜)단위의 기계부품으로 구성되는데 비해 마이크로
로봇은 이보다 훨씬 작은 마이크론(백만분의 1m)단위의 미세부품으로
본체크기를 손톱만큼 작게 줄인 미세로봇을 지칭한다.
마이크로 로봇을 제작하려면 반도체 식각공정을 이용한 멤스기술이나 액시머
레이저 등 최신 극미세가공기술이 필수적이며 실제로 군사, 의학분야에서
상용화가 활발히 추진되는 중이다
미국방성은 이미 96년부터 날개를 펄럭이는 잠자리 비행로봇과 동전만한
가스터빈으로 반경 10km를 시속 60~90km로 이동하는 스파이 비행로봇 등을
개발해 상당한 기술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바퀴벌레등에 마이크로
무선제어장치를 붙여 적진 내부에 침투시키는 기상천외한 연구까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동형 마이크로 로봇이 현재는 군사용도로 극비리에 개발
중이지만 오는 2000년대 후반에는 민간기술로 상용화돼 위험한 사고현장에서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내다본다.
불타는 건물안을 확인하러 들어가는 소방관이나 119대원의 사고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셈이다.
의학분야에서 마이크로 로봇기술은 사람의 장기 속을 돌아다니며 진단,
치료기능을 수행하는 의료용 미세로봇이 국내에서도 상용화단계로 돌입한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산하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은 지난해부터
캡슐형 내시경로봇개발에 착수해 내년 연말부터 직장 내부를 돌아다니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내시경 로봇을 국내 의료기기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단측은 이미 전기와 공기압으로 분당 20cm속도로 대장 안을 돌아다니는
로봇구동기술을 개발하고 다음달 일반에 공개할 예정인데 이 분야 선발주자로
알려진 미국 칼텍, 이태리의 피사대학 등 해외연구소보다 오히려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봇전문가들은 이 마이크로 로봇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분자단위의
구조체를 조작하는 화학, 물리학 전문공법으로 나노미터(10억분의 1m)영역을
다루는 나노로봇시대의 도래까지 예견하고 있다.
나노로봇은 원자현미경을 보면서 로봇구동체를 원격조정해 세포 단위의
외과치료를 수행하는 현재로선 공상과학수준의 미래기술이긴 하지만 오는
2010년대 초반이면 실제 생명공학연구에 응용될 전망이다. 분자단위의
구조체를 조작하는 화학, 물리학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나노로봇야의 국내 기술개발은 전무한 실정이다. 혈액속에서
박테리아와 싸우는 미세로봇이 불과 10년 뒤의 현실로 다가온 이상 이 분야
기술개발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시급히 요구된다.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의 박종오 단장은 『21세기 로봇사업은
미세집적기술이 성패를 좌우하며 생명공학과 군사, 부품산업에 걸쳐
파급효과가 엄청나다』고 지적하면서 메카트로닉스와 물리, 화학기술을
총체적으로 집약시킨 국가차원의 로봇연구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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